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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는 26일 경기도 포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엮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박지영(26)과 공동 선두를 이뤄 연장전에 접어들었고,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박지영을 제압했다.
지난달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박민지는 이달 초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우승에 이어 2주 만에 다시 한 번 대회 정상에 오르며 시즌 3승을 달성했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시즌 3승은 물론 다승을 거둔 선수는 박민지가 유일하다.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획득한 박민지는 시즌 누적 상금 약 6억3803만원을 쌓아 2위 임희정(21)의 추격을 약 2억2000만원 차이로 뿌리치고 상금 순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 시즌 상반기에 6승을 몰아치며 대상, 상금왕을 석권했던 박민지는 올해도 다승, 상금뿐만 아니라 대상 포인트에서도 1위(351점)를 유지하며 2년 연속 ‘민지 천하’를 이어갔다.
2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민지는 전반 5개 홀에서 3타를 줄이며 일찌감치 2위에 4타 차로 앞섰다.
1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핀 40cm 거리에 붙여 첫 버디를 잡아낸 그는 2번홀(파4)에서도 1.7m 버디를 낚으며 선두인 신예 서어진(21)을 압박했다.
3번홀(파5)에서 샷이 연달아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적어냈지만 개의치 않고 4번홀(파3)에서 티 샷을 핀 70cm에 붙여 버디로 연결했고, 5번홀(파4)에서는 5.3m 버디를 추가했다.
선두 서어진은 6번홀까지 보기만 4개를 범해 무너졌고 이외 경쟁자들도 초반에는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이후 박민지는 소강 상태에 접어들어 15번홀까지 파 행진을 거듭했다. 박지영과 윤이나(19)에게 2타 차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경기 중반까지는 큰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기가 막바지로 들어가면서 흐름이 뒤집혔다. 박지영이 15번홀(파4)에서 4.6m 버디를 잡고 박민지가 16번홀(파3)에서 스리 퍼트 보기를 범하면서 순식간에 공동 선두가 됐다. 박지영은 17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을 놓치고도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았다.
결국 18번홀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이들은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18번홀(파5)에서 이뤄진 연장 첫 홀에서 박지영의 세컨드 우드 샷은 그린 앞쪽 벙커에 빠진 반면, 박민지는 우드로 두 번째 샷을 그린 입구까지 보내는 데 성공해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박민지는 칩 샷을 짧게 보내는 실수를 했지만 만만치 않은 3m 거리의 버디 퍼트에 먼저 성공하며 박지영을 압박했다. 박지영이 더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쳐 박민지의 우승이 확정됐다.
2년 전 이 대회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고도 이글을 낚은 김지영(26)에게 우승을 내줬던 박민지는 당시의 아쉬움을 씻는 우승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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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홀에서 이뤄진 연장 첫 홀에서 박지영보다 나은 자리에서 샷을 하고도 더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남겨둔 것에 대해서는 “‘이걸 넣지 못하면 끝’이라는 마음으로 퍼팅을 했다”고 돌아봤다. 먼저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박민지의 승부사적 기질이 돋보인 순간이다.
상금왕, 대상, 다승왕, 평균타수 1위 등 주요 타이틀 석권이 유력해졌지만 박민지는 “늘 그렇듯 목표는 세우지 않는다. 내가 출전하는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 최선은 우승”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생애 첫 시즌 2승을 바라본 박지영은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연장전에 진출했지만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준우승을 기록했다.
신인 윤이나는 단독 3위(11언더파 205타)로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써냈고, 오지현(26)과 이소미(23)가 공동 4위(10언더파 206타)를 기록했다.
2라운드 선두였던 서어진은 3타를 잃어 공동 6위(9언더파 207타)에 자리하고,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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