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9회 충격적인 역전패의 원흉으로 지목된 일본야구대표팀의 베테랑 구원투수 마쓰이 히로토시(31·니혼햄 파이터스)가 “1점으로 막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적어도 동점에서 위기를 벗어나길 원했다”고 뒤늦은 후회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쓰이는 “내가 한국에게 앞서가는 점수를 허용했다. 모두 내 탓”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마쓰이는 19일(한국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끝난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한국과 준결승전에서 3-2로 앞서던 9회초 마운드를 밟았으나 이대호(33)에게 역전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내주고 주저앉았다.
이대호의 한방에 도쿄돔을 가득 메운 4만여 일본 팬들은 충격 속으로 빠져들었다.
죄인처럼 고개조차 들지 못한 투수는 일본 입장에서 결승타의 원흉인 마쓰이 뿐이 아니었다.
9회 대타 오재원(30·두산 베어스)과 손아섭(27·롯데 자이언츠)에게 연속안타를 내주며 불씨를 제공한 노리모토 다카히로(25·라쿠텐 골든이글스)는 일본 영자신문 ‘재팬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공이 타자가 너무 치기 좋게 들어갔다”면서 “공을 낮게 던졌더라면 땅볼을 유도할 더 좋은 기회들을 가졌을 것이다. 이런 점들이 내가 더 성장해야 할 부분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자책했다.
3-1에서 3-2로 추격하는 점수를 밀어내기 볼넷으로 허용한 좌완 영건 마쓰이 유키(20·라쿠텐 골든이글스)도 쥐구멍을 찾아들어가고 싶기는 마찬가지였다.
마쓰이는 “긴장하지는 않았었다”면서도 “한국대표팀 최고의 좌타자가 나왔더라도 나는 더 공격적이었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을 던지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배운 경기였다”고 곱씹었다.
믿었던 구원 3인방의 예상치 못한 동반 몰락에 경기 후 절정의 구위를 자랑하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 파이터스)를 왜 서둘러 교체했다는 식의 투수교체 타이밍을 문책당한 고쿠보 히로키(44) 일본대표팀 감독은 “오타니가 자신의 한계(투구수)에 육박해가 나는 투수를 교체해야만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타니를 7회까지 끌고 가고 노리모토를 올리기로 결정돼 있었다. 그 뒤 주자가 나갈 시 몇 가지 옵션들을 염두에 둔 거지 원래 계획은 8,9회를 노리모토로 끝내겠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7회 이후 오타니의 교체는 예정된 수순으로 더 던지게 하는 건 고려 대상조차 아니었다는 걸 재차 강조한 대목이다.
한편 9회 기적 같은 뒤집기 쇼로 일본을 4-3으로 꺾은 한국은 이날 미국-멕시코전 승자와 21일 도쿄돔에서 프리미어12 초대우승을 다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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