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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서 코스(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66회 KPGA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5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 17번홀까지 1타 차 승부를 펼친 22세 동갑내기 최승빈과 박준홍의 대결에 모든 관심이 쏠렸다.
1타 차 2위였던 최승빈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약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넣으면서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박준홍과 공동선두를 이루고 먼저 경기를 끝마쳤다.
이어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박준홍은 18번홀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에 들어갔고, 161m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버디를 하면 우승, 파를 하면 연장이고 타수를 잃으면 우승트로피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압박감이 컸다.
세 번째 샷으로 공을 홀에 가깝게 붙여야 했지만, 이번에도 정확하게 맞지 않은 공은 홀 앞 4.5m 지점에 멈췄다. 남은 파 퍼트를 반드시 넣어야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으나 아쉽게 공은 홀 앞에서 살짝 휘어지면서 최승빈의 우승이 확정됐다.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한 박준홍은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준우승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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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빈은 2019~2020년에 국가상비군으로 활동했으나 국가대표가 되지 못해 태극마크를 달지는 못했다.
프로 무대에선 최승빈이 조금씩 앞섰다. 2021년 나란히 스릭슨 투어를 뛴 뒤 2022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루키 시즌은 둘 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최승빈은 상금랭킹 69위, 박준홍은 120위에 그쳤다.
2년 차 시즌에 최승빈이 먼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프로 데뷔 23번째 대회만이다.
66년 전통의 KPGA 선수권대회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은 최승빈이 24번째다. 지난해 신상훈(25)에 이어 2년 연속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했다.
최승빈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에선 20대 초반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우승자 9명 중 7명이 25세 이하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4월 골프존 오픈에서 2001년생인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조우영(22)이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했고, 1999년생 동갑내기인 고군택과 정찬민, 이재경(이상 24)은 각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과 GS칼텍스 매경오픈 그리고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리금융 챔피언십과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는 1998년생 동갑내기 임성재와 김동민(이상 25) 우승해 이번 시즌 열린 9개 대회 중 7개 대회에서 20대가 우승했다. 나머지 열린 코리아 챔피언십에선 파블로 라라자발(40·스페인), SK텔레콤 오픈에선 백석현(33)이 우승했다.
KPGA 선수권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다 개최를 자랑하는 전통의 대회다. 1958년 시작해 올해 66회째 열렸다.
코리안투어의 메이저 대회로 우승자에겐 상금 3억원과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 그리고 5년 시드를 준다.
최승빈은 “오늘 아침에 경기에 나오면서 어렸을 때 TV로 보던 선배를 보고 이 대회의 역사와 전통을 몸소 느꼈는데 이런 대회에서 우승한 게 믿기지 않고 꿈만 같다”라며 “17번홀의 버디가 우승의 결정타가 된 것 같다. 그 홀에서 버디를 하면서 18번홀에서도 버디를 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성적을 내려고 하기보다 내가 준비한 것을 잘 만들어 내려고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우승의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조우영, 박준홍 그리고 먼저 투어에 온 김민규 등 동갑내기 선수들이 많은 데 모두 어렸을 때 같이 운동했던 친구들이다”라며 “지금은 다 잘 성장했고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극도 되고 더 잘하고 싶은 생각도 하게 된다.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수와 이원준, 김태호가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쳐 공동 3위, 정한밀과 이승택, 김성용, 이정환은 합계 9언더파 275타를 적어내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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