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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감독 "아직 선수 박세리가 더 익숙하네요"

조희찬 기자I 2016.07.27 17:14:19
27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2016’ 홍보대사 박세리.(사진=KEB하나은행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한국 여자골프대표팀의 감독이 “아직 선수 박세리가 익숙하다”며 붉게 물든 볼을 애써 가렸다.

박세리 감독은 27일 서울 중구의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2016’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직 어색하다. 감독으로서 적응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털어놓았다.

승부욕 강한 박 감독도 선수로서 출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러나 여자 골프의 개척자로서 후배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박 감독은 “리우 올림픽에 선수로 나가고 싶은 마음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출전권이 있었다고 해도 후배들에게 양보했을 것이다. 후배들이 나보다 더 많은 기회가 필요하다”며 “내가 도움이 되는 모든 부분에서 기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열정을 후배들을 위해 쏟기로 했다. 11일 출국해 선수들(박인비, 김세영, 양희영, 전인지)보다 먼저 리우로 건너가 코스 답사에 나선다. 초보 감독이지만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전날 대한골프협회(KGA)와 약 2시간가량 회의를 통해 숙소, 음식 등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지원을 요청했다. 박 감독은 “선수촌은 2인 1실로 짧은 기간 적응 후 대회에 나서야 하는 선수들이 불편할 수도 있다”며 “치안을 최우선으로 코스 근처에 좋은 숙소를 얻었다. 안전하며 선수들이 개인실을 얻어 함께 쓴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으로서 권위적인 지도자보다 ‘언니 리더십’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어렵지 않은 선배, 언니 같은 선배 그리고 감독이 되려 한다. 선수들에게 우산이 되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단체전이 있기를 바랄 정도”라고 말한 박 감독의 말대로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상이다. 그의 ‘언니 리더십’도 선수들을 한 데로 모으고 있다. 그는 “참가 선수들의 주 무대가 모두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인만큼 타지 생활 속에서 4명 모두 친해졌다. 서로 사이가 좋고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내심 한국 선수들의 메달 싹쓸이를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다만 쉽게 내색하지 못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금, 은, 동메달을 모두 휩쓰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태극마크의 무게는 엄청나다.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도 선수들이 돌아올 때 (국민이) 응원과 위로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기대되는 특정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4명 모두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특히 왼손 엄지 부상으로 재활 중인 국가대표 에이스 박인비(28·KB금융그룹)에 대해 굳은 믿음을 나타냈다. 박 감독은 “박인비 개인적으로도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이 엄청났을 것”이라며 “하지만 훌륭한 선수인만큼 올림픽 시작 전까지 100%는 아니더라도 70~80% 정도 컨디션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감독은 “이렇게 많은 분을 모시고 기자회견을 한 게 오래된 것 같다”며 “다른 모습의 박세리, 즉 감독 박세리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27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2016’ 홍보대사 박세리.(사진=KEB하나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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