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카스텐(63·다저스) 회장 이하 앤드루 프리드먼(39·다저스) 운영사장 등은 아직 시간이 남아있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는 말로 바빴던 일정을 뒤로 한 채 미국 테네시주 내쉬빌을 떠났다.
◇ 얄량한 원칙 고집하다 그레인키 뺏겨
결과적으로 다저스는 선발진이 약해졌고 빈약한 불펜을 보강하지 못했다. 잭 그레인키(3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지구 라이벌 팀으로 떠났고 다 잡은 듯 보였던 대어 아롤디스 차프만(27·신시내티 레즈)은 한순간 품에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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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뭐니 해도 가장 뼈아픈 건 그레인키의 이탈이다. 다저스는 관중들을 상대로 맥주 한 병에 12달러(약 1만5000원), 치즈피자 한 조각에 6.5달러(7700원, 페페로니 피자 7달러)를 받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기면서 돈 몇 푼 아까지고 그레인키를 붙들지 않은 건 이치에 맞지 않다.
5년 기간에 연평균 3100만달러(약 366억원)에서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다고 버티다 6년 3400만달러(약 401억원)를 제시한 디백스에 뒤통수를 맞았다.
그레인키의 37년째 연봉 때문에 고집을 피우더니 이와쿠마 히사시(34·다저스)에게는 37살까지 오케이를 했다는 점도 이해 못할 이중적인 원칙이다.
◇ 흥행 빨간불, 프리드먼의 생각은
뿐만 아니다.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가 넘는 텔레비전(TV) 중계권 계약을 맺었음에도 케이블업체와 딜에 제대로 합의하지 못해 서던 캘리포니아(남가주) 시청자의 70%는 여전히 다저스 경기를 못 보게 된다. 그래도 매년 입장권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
그레인키를 품에 안은 다이아몬드백스는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 상당의 TV 중계권 계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오게 만들 스타플레이어들은 하나둘씩 떠나고 이제 클레이튼 커쇼(27·다저스)밖에 남지 않았다는 하소연이 봇물 터진다. 어쩌다 부상당한 류현진(28·다저스)의 복귀에 의지하게 됐냐는 비아냥이 쏟아진다.
한 마디로 내년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레인키를 잡지 못할 거였다면 그 전에 데이빗 프라이스(30·보스턴 레드삭스) 영입에 더 박차를 가했어야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닌 다저스였다.
프리드먼은 내쉬빌을 떠나면서 “여전히 우승 전력이라고 생각하고 보강해야 될 부분은 계속 보강해나갈 것”이라며 “우리가 그래도 잘한 점은 미래를 밝혀줄 유망주들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간 것”이라고 정리했다.
1년 전 해답이라고 칭송받던 프리드먼이 1년 뒤 물음표로 바뀌었다는 다저스 팬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총평이다.
다저스는 윈터미팅에서 4가지 아쉬움을 남겼다. 그레인키를 잃었고 불펜을 보강하지 못했으며 고작 어틀리를 품에 안는 데 만족했다. 새로운 TV 계약이 없어서인지 돈 쓰기를 매우 주저하기도 했다.
모든 건 결과가 말해주겠지만 28년만의 월드시리즈(WS) 우승에 재도전할 다저스 형편에선 뭔가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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