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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수술 이겨낸 이다연, 메이저 제패…“이렇게 빨리 우승할 줄이야”(종합)

주미희 기자I 2023.04.30 18:16:00

이다연, 메이저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 제패
우승 상금 2억3400만원…상금 랭킹 2위로 ‘쑥’
15~17번홀 3연속 버디가 우승 원동력
지난해 팔 인대 수술 받고 올해 4월 9개월 만에 복귀
네 개 대회 만에 메이저 제패하는 ‘기염’
“남은 두 개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하겠다”

이다연이 30일 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양주(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작은 거인’ 이다연(26)이 돌아왔다. 이다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다연은 30일 경기 양주시의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잡고 보기 3개를 범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이다연은 공동 2위 손예빈(21), 박결(27)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7년 팬텀 클래식에서 K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이다연은 2019년 기아자동차 한국여자 골프선수권대회로 첫 메이저를 제패했다. 2021년에도 한화 클래식 정상에 올랐던 그는 이번 대회까지 통산 7승 중 3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2021년 8월 한화 클래식 우승 이후 1년 8개월 만에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이다연에게 특히나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다연은 지난해 팔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아 8월 수술을 받은 뒤 하반기를 통째로 쉬었다. 올해 4월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으로 9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던 그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8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5위로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 올리더니 복귀 네 개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 상금 2억3400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 2억7165만원을 쌓은 이다연은 상금 랭킹 27위에서 2위로 껑충 뛸 전망이다. 대상 부문에서도 70점을 획득해 27위에서 6위(106점)으로 상승한다.

이다연은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 왼쪽 손목과 팔꿈치 둘 다 수술을 받았다고 밝히며 “처음에는 손 하나 까딱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렇지만 힘든 재활 과정을 잘 이겨냈다며 “지금은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다. 앞으로 몸 상태는 더욱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방신실(19)과 공동 선두로 3라운드를 출발한 이다연은 7번홀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렸지만,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방신실에게 다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다연은 15~17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다연이 4m 버디를 잡은 15번홀(파5)에서 방신실은 스리 퍼트 보기를 범해 여기서 사실상 2타 차로 승부가 갈렸다.

이다연은 멈추지 않고 16번홀(파4)에서 4.3m 버디를 낚아 우승에 쐐기를 박았고, 17번홀(파3)에서는 7.8m의 먼 거리 버디를 잡아 우승을 자축했다. 타수 차는 어느새 4타 차로 벌어졌다.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이다연(사진=KLPGA 제공)
그는 “이렇게 빨리 우승할 줄 전혀 몰랐다”며 “여름까지는 적응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경기력이 빨리 올라왔다”며 기뻐했다.

승부를 가른 15번홀에 대해서는 “사실 그때 우승을 직감하지는 못했다. 그저 ‘값진 버디’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다연은 그 홀이 마지막 파5홀이었고, (우승 경쟁을 하던) 방신실 선수가 거리가 많이 나가서 꼭 버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홀이었다“고 돌아봤다.

사실 이다연은 2019년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다가 결국 3위로 대회를 마무리한 바 있다. 이다연은 ”당시 마지막까지 다 와서 실수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마음 놓지 말고 내 경기를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이다연은 ”메이저 대회 우승은 큰 의미가 있다. 어려운 코스 세팅에서 우승해 내가 좋은 경기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돼 기분이 좋고, 큰 자신감까지 얻는다“며 ”남은 두 개 메이저 대회(KB금융 스타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도록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미녀 골퍼’ 박결과 2년 차 손예빈이 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때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던 방신실은 15, 16번홀 연속 보기로 공동 4위(합계 8언더파 280타)까지 하락했다. 방신실은 이날 1타를 잃고 우승을 놓쳤지만,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을 과시하는 등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여 골프 팬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디펜딩 챔피언 김아림(28)은 3타를 잃어 공동 22위(2언더파 286타)로 국내 나들이를 마무리했다.
트로피 키스하는 이다연(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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