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창완은 밴드 산울림의 데뷔 45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이 같이 축약해 표현했다.
산울림은 김창완(보컬, 기타), 김창훈(보컬, 베이스), 김창익(드럼) 형제가 결성해 활동한 밴드다. 1977년부터 1997년까지 20년 동안 정규 앨범 13장과 동요 앨범 4장 등 총 17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했다.
‘아니 벌써’ ‘개구장이’, ‘청춘’, ‘너의 의미’ 등이 산울림의 대표곡이다. 이들은 사이키델릭, 개러지 록, 하드 록, 팝, 포크와 블루스, 발라드 등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을 선보이며 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산울림 전작 17장뿐 아니라 김창완의 솔로 앨범 3장이 LP와 디지털 음원으로 차례로 재발매된다.
그는 이어 “처음엔 이제 와서 옛날 거 끄집어내는 게 맞나 싶어 리마스터링 작업이 내키지 않았는데 생명력을 지닌 산울림 음악이 저희 형제들 것만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돌렸다. 가요사에 남을 족적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프로젝트 시작 계기를 밝혔다.
김창완은 “‘그대는 이미 나’라는 곡의 리마스터 버전을 들으면서 뭉클했다. 당시의 떨림과 불안, 그리고 순수함이 그대로 느껴졌고,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 DNA를 추출하는 장면도 떠올랐다”고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산울림 음악이 이렇게 공룡처럼 되살아날 줄 몰랐다. 45년 전의 목소리가 지금의 저에게 ‘노래 좀 똑바로 하면서 살라’고 질책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고 했다.
김창완은 이날 자신이 여전히 꾸준히 신곡을 내는 현재진행형 뮤지션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2020년 발표곡인 ‘노인의 벤치’와 ‘시간’을 기타 연주와 함께 라이브로 들려준 그는 “신곡을 발표해도 옛날 가수의 노래라서인지 헌 노래 취급하더라. 젊은 가수 노래만 대서특필하지 말고 제 음악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아울러 김창완은 “리마스터 작업을 하면서 산울림이 데뷔했을 때 ‘저게 무슨 노래냐’는 말을 듣곤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며 “그동안 젊은 가수들의 노래를 ‘자기들끼리 알아서 하겠지’ 하며 흘려 들었는데 앞으로는 귀 기울여 들어보려 한다”고도 했다.
김창완은 산울림 리마스터 LP 중 1집과 3집을 오는 20일 가장 먼저 발매한다. 나머지 앨범들의 LP 및 리마스터 음원은 내년 5월까지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신예 뮤지션 발굴을 위해 만들어지 음악 레이블인 ‘에꼴 드 고래’(Ecole de Gorae)의 멘토 역할을 맡아 후배 뮤지션 발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