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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계은숙이 한국에서 30년 만에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이 같이 밝혔다. 계은숙은 15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린 정규앨범 ‘리버스’(Re:Birth) 발매 쇼케이스에서 “오랜만에 녹음실에서 마이크 앞에 섰을 때 너무 오랫동안 나를 놓아버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동안 대인관계가 허무했고 엉뚱한 사람들로 인해 고통을 받았는데 이제는 나 자신을 찾는데 중점을 두고 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계은숙은 1977년 광고모델로 데뷔해 이듬해 가수로 영역을 넓혔고 1985년 일본에서 데뷔, ‘엔카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2007년 각성제 소지 혐의로 도쿄 자택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추방됐다. 한국에서는 고가의 스포츠카 브랜드 구입 사기 및 마약류인 필로폰 소지 및 투약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징역 1년2개월, 추징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계은숙은 스스로를 ‘말썽꾸러기’라고 표현했다. 편모 슬하에서 성장해 아버지가 없다는 열등감이 있다보니 어머니 말씀을 거스른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하고 오랜 기간 외국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세상 물정을 몰라 이용을 당한 부분이 있고 실어증이 올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소량이었지만 마약에 손을 댔다며 “정말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했다.
옥중에 있을 때 모친이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런 계은숙을 버티게 해준 것이 노래였다. 계은숙은 “노래 없이 살 수 없기에 다시 여러분에게 의지하고 싶어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노래는 여전했다. 계은숙은 이번 앨범 타이틀곡 ‘길’ 등 두곡을 무대에서 직접 선보였다. 허스키한 목소리에서 나오는 풍부한 성량과 감성은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인 ‘리버스’라는 앨범 타이틀은 계은숙 자신의 이야기인 듯했다.
‘길’은 ‘많은 이유와 현실로 인해 누구나 느끼는 외로움, 고독함이 있었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또 다시 웃으며 다시 한번 그 길을 걷고자 나선다’는 내용을 담았다. 팝 오케스트라 편곡이 인상적인 곡이다. 이번 앨범에는 ‘엄마’의 의미를 솔직 담백하며 표현해 사무치게 밀려오는 그리움과 훗날 재회를 기약하는 사모곡 ‘엄마’도 수록했다.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노래다. 이를 비롯해 총 9곡 12트랙으로 앨범을 채웠다.
“타국이 아닌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계은숙이 되겠습니다. 작품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그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