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은 본명인 정유진으로 ‘보이스코리아’에 도전장을 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메일은 2015년 데뷔한 5인조 그룹 디아크(THE ARK) 출신이다. 팀에서 메인보컬을 맡았던 그는 데뷔 3개월 만에 ‘성대 폴립’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휴식기를 갖고 치료에 전념하던 중이었던 이듬해 팀 해체라는 아픔을 겪었다.
메일은 디아크 해체 후 1년간 약물치료를 이어가다가 결국 성대 폴립 수술을 받았다. 건강을 회복한 뒤에는 뒤늦게 입시에 도전해 실용음악과(동아방송예술대학교 18학번)에 진학했고, 가수와 보컬 코치 사이 갈림길에 있던 중 지금의 소속사인 MOT엔터테인먼트를 만나 지난해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솔로 데뷔 1년여 만에 ‘보이스코리아’에 도전한 것은 많은 이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아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솔로 가수가 된 이후 혼자서 무대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어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부족했고요. 그래서 ‘보이스코리아’에 출연해 저를 가둬놓고 있는 틀을 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오직 목소리로만 평가받는 방식인 만큼, 블라인드 오디션만 통과해도 실력을 인정받는 보컬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잖아요.”
“합격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못했다”는 메일은 ‘보이스 코리아’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벤의 ‘열애 중’을 선곡, 애절한 감성과 맑은 음색, 뛰어난 감정표현력을 뽐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훔쳤다. 메일은 곡이 거의 다 끝날 때쯤 김종국 코치가 합격 버튼을 누르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고, 이후 다이나믹듀오, 보아, 성시경까지 모두 버튼을 눌러 ‘올턴’ 주인공이 됐다.
“한 소절이 남았을 때까지 아무도 버튼을 누르지 않아 걱정이 컸는데 다행히 모든 코치 분들께서 뒤를 돌아 주셨어요. 원래 눈물이 정말 없는 편인데 그 순간 여러 감정들이 올라와 눈물이 왈칵 터졌죠. ‘음악과 자신간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열애 중을 부른 것 같다’는 댓글이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정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노래를 불렀던 것 같기도 해요.”
“평소 벤 선배님의 팬이었어요. ‘열애 중’, ‘180도’, ‘헤어져줘서 고마워’ 등 선배님의 노래를 커버한 영상을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었고요. 그랬던 분이 제 노래에 감동을 받았다는 멘트를 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그냥 있을 수 없어 인스타그램 DM을 드렸는데 답장까지 해주시더라고요. ‘무대 너무 잘 봤어요. 좋은 날만 가득할 거니까 울지말고 힘내요, 오래오래 노래해요 우리’라고 해주셨는데, 그 말에 진심이 느껴져서 정말 감사했어요.”
메일은 최종 ‘톱8’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틀 라운드에서는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로 폭발적인 성량을 드러내 주목받았고, 세미 파이널에서는 나얼의 ‘같은 시간 속의 너’를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소화해냈다. 메일은 “방송 출연 이후 많은 분이 알아봐주고 계시다”면서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해준 ‘보이스 코리아 2020’은 저에게 정말 감사한 프로그램”이라고 돌아봤다.
“디아크 활동 때 말을 거의 안 하던 멤버였어요. 그래서 혹시 제가 방송에 출연했을 때 비호감으로 비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많은 분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디아크 멤버들도 응원을 해줬어요. 유나킴 언니와 (전)민주 언니는 제 무대를 보고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천)재인이와 (이)수지는 ‘축하한다’면서 케이크를 사주기도 했고요.”
벤, 백지영, 아이유가 롤모델이라는 메일은 현재 8월에 발표할 신곡 준비에 한창이다. 팬들에게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커버 영상 촬영 등도 병행 중이다. 메일은 “8월 중 기존에 선보인 곡들과는 또 다른 색깔의 곡을, 10월 중 발라드 곡들로 채운 미니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밝혔다.
“‘보이스코리아’를 통해 정유진이라는 사람을 보여 드리고 알렸다면, 지금부터는 메일의 매력을 알리는 데 집중하려고 해요. 메일로서 좀 더 많은 분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가수가 되는 게 장기적인 목표에요. 진심을 다해 부른 노래로 많은 분과 마음을 나누고 싶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가수로 거듭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