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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은 27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NSC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잉글랜드)과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1 동점인 후반 19분과 44분 연속골을 터뜨려 레알 마드리드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중반까지 리버풀에 주도권을 내준 채 끌려갔다. 후반 6분 카림 벤제마가 상대 골키퍼 실수를 등에 업고 행운의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4분 뒤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팽팽히 맞섰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은 후반 16분 공격형 미드필더 이스코를 빼고 베일을 투입했다. 베일이 들어가자 레알 마드리드에 공격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베일은 그라운드를 밟은지 3분 만인 후반 19분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마르셀루가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몸을 공중으로 날려 왼발에 정확히 맞췄다.
팀 동료 호날두가 지난 4월 유벤투스와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에서 선보였던 오버헤드킥과 맞먹는 환상적인 골 장면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베일은 후반 44분에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공을 잡은 베일은 강력한 왼발 중거리슈팅을 시도했다. 베일의 발끝을 떠난 공은 리버풀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의 손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리버풀 입장에선 골키퍼의 볼 처리가 아쉬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베일의 슈팅이 그만큼 강력했다.
베일은 지난 2013년 당시 역대 최고 이적료(1억75만9417유로. 약 1356억원)를 기록하며 토트넘(잉글랜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호날두의 최고 이적료(9400만 유로)를 훌쩍 뛰어넘어 이적료 1억 유로 시대를 활짝 열었다.
하지만 베일은 호날두의 그늘에 늘 가려질 수밖에 없었다. ‘BBC라인(카림 벤제마-가레스 베일-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한 축을 이뤘지만 중심은 늘 호날두였다.
이번 시즌에도 베일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팀 내 두 번째 많은 16골을 기록했지만 주역은 26골을 터뜨린 호날두였다. 부상 때문에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적도 있었다. 팀 내 입지가 애매하다보니 늘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베일은 호날두와 벤제마에 밀려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베일은 실망하지 않았다. 비록 교체로 들어가 30분 남짓 활약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베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발로 출전하지 못해 실망도 했지만 지단 감독의 선택을 존중했다. 몸상태는 최고였다”며 “내 오버헤드킥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역사상 최고의 골이다. 우승하게 돼 아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우승으로 2015~2016시즌, 2016~2017시즌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아울러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을 포함, 통산 13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우승 상금으로만 1550만 유로(약 195억원)를 챙겼다. 여기에 준결승까지 치르면서 쌓인 누적상금과 중계권료를 합치면 최소 8000만 유로(약 1080억원)를 벌어들이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단 감독은 UEFA 챔피언스리그(전신 유러피언컵 포함)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우승을 맛본 지도자가 됐다.
반면 리버풀은 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13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간판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26·이집트)가 어깨를 다쳐 일찍 교체된데다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25·독일)가 결정적인 실수를 두 차례나 범하는 등 불운이 겹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