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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라인업 중 3할 타자만 무려 7명. 그 중 2번 타자 오재원과 1번 타자 민병헌은 각각 타율 3할9푼4리, 3할8푼3리로 리그 2,3위에 나란히 올라있다.
다들 너무 잘 치다보니 ‘상대적으로’ 부진해 보이는 타순이 딱 두 자리 있다. 7번 이원석과 9번 정수빈의 자리였다. 7번 이원석은 타율 2할6푼6리, 9번 정수빈은 2할8푼7리를 기록하고 있었다.
따라서 상대 배터리가 그나마 조금 마음 놓고 승부할 수 있는 타순도 7번과 9번. 그러나 이원석과 정수빈까지 그러한 상대 배터리의 계산을 흐트러놓았다. 30일 잠실 롯데전서 선취점이 그들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두 선수가 합작해낸 점수는 5점 중 3점.
양팀 에이스 니퍼트(두산)와 장원준(롯데)의 맞대결. 쉽게 승부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먼저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했다.
2회 두산에 먼저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칸투의 볼넷이 나왔지만 홍성흔, 양의지가 삼진, 파울 뜬공으로 물러나며 두산의 첫 찬스는 무산되는듯 했다.
그러나 이원석이 있었다.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간 이원석은 장원준의 커브를 공략, 좌익수과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이후 김재호의 안타로 찬스를 연결시켰고 다음 타자 정수빈은 볼카운트 1-1에서 직구를 가볍게 밀어쳐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그야말로 값진 팀배팅이었다.
7번과 9번에서 해결사 역할까지 해주니 두산은 날개를 달 수 밖에 없었다. 4회 한 점차로 추격당하긴 했지만 5회엔 중심타선에서 타점을 뽑아주며 도망갔다.
정수빈은 5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장원준에게 볼넷을 얻어냈고, 김현수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아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그야말로 맹활약이었다. 6회에도 좌중간으로 안타를 때려낸 뒤 빠른 발을 이용 2루까지 내달렸다. 아슬아슬하게 아웃은 됐지만 정수빈의 투지 넘치는 주루 플레이에 두산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정수빈의 타율은 이날 2안타로 2할9푼4리까지 올랐다. 두산의 8번째 3할 타자가 나올 가능성도 커진 셈이었다.
8회엔 이원석이 또 한 방을 날렸다. 1사 2루서 배장호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작렬시켰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 여기에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득점까지 기록했다.
두산은 이원석과 정수빈의 맹활약에 힘입어 6-1로 이겼다. 덕분에 두산은 롯데와 상대전적 3승4패를 기록했고 1위 삼성과 승차를 3.5게임까지 좁혔다. 3연승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