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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한국야구 '편견 싸움'에서 대만 압도했다

정철우 기자I 2014.09.24 21:44:27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2회 솔로 홈런을 치고 돌아오는 박병호를 반겨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압도적인 파워를 앞세워 대만전서 압승을 거뒀다.

한국은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대만과 경기서 박병호 강정호 오재원의 홈런포와 선발 양현종의 역투(4이닝 무실점),그리고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10-0 8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한국 대표팀은 편견의 틀을 완벽하게 깨 버렸고 대만 대표팀은 편견 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한국 야구는 걱정거리들을 말끔히 거둬낸 반면 대만 야구는 늘 지적되던 문제점에 발목이 잡혔다.

아시안게임 전 한국 야구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경험으로 지적됐다. 13명의 미필 선수들이 포함되며 대부분 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병호 강정호(이상 넥센) 등 리그를 압도하고 있는 타자들이 포함돼 있었지만 이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대만전 선발로 예고돼 있던 양현종도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앞두고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탓이다. 어깨 통증까지 더해지며 불안감은 더 커졌다.

손아섭과 오재원은 너무 적극적인 타격 탓에 처음 상대하는 타자들에게 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 기우였다.

강정호는 대표팀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무사 1,2루서 터진 김현수의 중월 2루타로 2-0이 된 1회 무사 1,3루. 강정호는 대만 선발 왕야오린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쳤다.

손가락 부상 탓에 8월30일 이후로는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강정호다. 하지만 3주가 넘는 공백도 무색케 할 만큼 첫 타석부터 무시무시한 타구를 날렸다.

첫 타석에서 좌익수 실책으로 출루한 박병호도 2회 1사 후 중월 솔로포를 날리며 한국 야구의 파워를 과시했다. 성인 대표팀 첫 4번 타자라는 중압감도 그의 배트를 무겁게 하지 못했다.

양현종은 확고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1회 첫 타자 천핀지에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계속된 1사 2루서 1루 플라이와 삼진을 잡아내며 기선 제압을 했다. 직구에 힘이 다소 떨어져 보이는 출발이었지만 힘을 뺀 변화구로 대만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점수차가 벌어지며 자신감이 붙은 뒤엔 150km가 넘는 특유의 힘 있는 공으로 윽박지르는 투구까지 성공했다.

2번 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첫 타석에서 풀 카운트까지 끌고가는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치며 찬스를 불렸고, 오재원은 1회 9구까지 끌고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우월 투런포를 치며 최강 9번 타자의 면모를 뽐냈다.

반면 대만은 국제대회마다 지적되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우선 수비가 흔들렸다. 1회 무사 2루서 박병호가 친 타구는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였지만 낙구 지점을 잡지 못해 1,3루가 됐다. 이전 김현수의 2루타도 수비가 좋은 중견수였다면 낚아챌 수도 있는 공이었다. 이후 중계 플레이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기록된 실책은 1개 뿐이었지만 기록되지 않은 미숙함은 한국 대표팀의 대량 득점 이유가 됐다.

투수들의 제구력도 역시 흔들렸다. 몸에 맞는 볼이 3개나 나왔을 만큼 한국 타자들에게 압도 당했다.

결국 편견을 깰 수 있는 힘의 차이가 양 팀의 희비를 극명하게 가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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