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라이벌 관계까지 얽힌 ‘클레이튼 커쇼(27·다저스) 대 매디슨 범가너(25·자이언츠)’의 자존심을 건 선발 대결이 23일(한국시간) 펼쳐진다.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자이언츠 대 다저스’의 시즌 첫 3연전 1차전에서 자이언츠가 6-2로 완승한 가운데 2차전은 커쇼와 범가너가 각각 선발 예고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 방망이도 자존심 승부 ‘웃는 자는?’
지기를 죽기보다 싫어한다는 두 에이스의 충돌은 벌써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낳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월드시리즈(WS) MVP끼리 맞붙게 된 구도에 열기는 더욱 뜨겁다.
커쇼는 결전을 하루 앞둔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인터뷰에서 “범가너가 우위에 있다”고 짐짓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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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보치(60·자이언츠) 감독에 따르면 범가너는 순수 힘의 측면에서 헌터 펜스(31·자이언츠)와 버스터 포지(27·자이언츠)에 맞먹는 걸로 알려졌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동료 팀 허드슨(39·자이언츠)은 “사냥꾼에 비유하면 될까. 범가너처럼 스윙하는 사람을 그다지 많이 본 적이 없다. 그냥 단타를 치려고 하는 게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범가너는 “타격을 즐긴다. 우리 스스로를 도울 일을 직접 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한다. 그거에 굳이 적은 노력을 기울일 이유가 없다”고 자신했다.
◇ 서로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천재들
타고난 힘과 소질을 바탕으로 지난시즌 타율 0.258 및 15타점에 장타율 0.477 등으로 내셔널리그(NL) 실버슬러거상을 수상한 범가너지만 최강 커쇼에게만은 맥을 추지 못했다.
반면 커쇼는 좌타자이면서 최고의 좌완인 범가너를 상대로 ‘5타수3안타’의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흥미롭다. 이에 대해 커쇼는 “정말이냐”고 반문하면서 “그냥 범가너를 상대로 안타 한 개 정도 친 걸로 알고 있었다”며 놀랐다.
말과는 다르게 커쇼는 타석에서도 완벽주의자로 통한다. 남모르게 흘린 땀의 결과 2010년 55타수3안타(모두 단타) 타율 0.055에 머물던 선수가 이후 성적을 ‘타율 0.197 OPS(출루율+장타율) 0.474’ 등으로 훌쩍 끌어올렸다.
올해도 ‘5타수1안타 2루타 1개’ 등으로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그런 커쇼를 범가너는 내심 존경한다. 둘은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없지만 선수로서 서로가 서로에 대해 깊이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범가너는 “우리는 필드에서만 서로를 본다”면서도 “볼 때마다 커쇼는 항상 훈련을 하고 있다. 그 정도 수준이 되려면 게을러서야 되겠나”고 했다.
이어 “커쇼를 상대하는 건 쉽지 않다. 현 시대 최고의 투수가 아닌 가 싶다”고 덧붙였다.
훈훈한 분위기 속 양보할 수 없는 혈전이 예고돼 있다. 공교롭게 올 시즌 두 선수의 출발이 좋지 않아서다. 커쇼는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ERA) 4.42’, 범가너는 ‘1승1패 5.29’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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