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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기’를 보자②]최진실부터 박소담까지, 안방극장 신데렐라

김윤지 기자I 2016.08.18 13:00:00
‘별은 내 가슴에’ 스틸컷(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케이블채널 tvN 새 금토미니시리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이하 ‘신네기’)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유치함을 전면에 내세운 경쾌한 연출이 강점이다. 그 중심에는 주인공 은하원 역을 맡은 박소담이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떠나보낸 은하원은 늘 자신을 구박하는 새 엄마와 의붓언니와 함께 살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명량소녀다. 쾌활한 은하원 캐릭터는 전작인 KBS2 ‘뷰티풀 마인드’와 달리 시청자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벌써부터 안방 신데렐라 계보를 잇는 20대 여성 스타의 탄생 아니냐는 말이 있다. 안방극장 신데렐라 계보를 살펴봤다.

◇MBC ‘별은 내 가슴에’(1997) 故최진실

최진실은 극중 고아원 출신 디자이너 이연이 역을 맡았다.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의 시초로 불린다. 톱스타 강민(안재욱 분)과 재벌 이준희(차인표 분)와 삼각관계로 흥미를 자극했다. 눈을 반쯤 가린 앞머리를 자랑하던 강민 캐릭터 덕분에 안재욱은 한류스타로 급부상했다. 방영 당시에는 “전래동화 ‘콩쥐팥쥐’ ‘신데렐라’ 일본만화 ‘캔디’ 등을 짜깁기 한 듯한 줄거리”라는 지적을 받았다. 경제 위기를 외면했다며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SBS ‘발리에서 생긴 일’(2004) 하지원

하지원은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오빠와 어렵게 자란 이수정 역을 맡았다. 여행 가이드, 식당 서빙, 전단지 배포, 노래방 도우미 등 해보지 않은 아르바이트가 없는 생활력 강한 인물로, 부잣집 아들 정재민(조인성 분)과 ‘능력남’ 강인욱(소지섭 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두 남자 모두에게 마음을 주는 이수정 캐릭터는 당시 파격적인 설정이었다. 시청자로 부터 인기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발리에서 생긴 일’(위), ‘파리의 연인’(아래)
◇SBS ‘파리의 연인’(2004) 김정은

김정은은 가난한 유학생 강태영 역을 맡았다. 기존 신데렐라 캐릭터처럼 가진 것은 없지만, 씩씩하고 당찬 인물로 묘사됐다. 파리에서 만난 까칠한 재벌 한기주(박신양 분), 방황하는 청춘이자 한기주의 조카 윤수혁(이동건 분)과 삼각관계가 주된 내용이었다.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정은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시 김정은이 착용했던 볼레로는 인기 아이템이었다.

◇KBS2 ‘꽃보다 남자’(2009) 구혜선

구혜선은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 금잔디 역을 맡았다. 부모의 성화에 떠밀며 집안 형편에 맞지 않는 명문 사립고로, 금잔디는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동급생을 돕다 ‘금수저 집단’ F4와 얽힌다. 제멋대로인 구준표(이민호 분), 신비로운 윤지후(김현중 분) 등과 로맨스가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어떤 시련과 고난에도 꿋꿋한 금잔디는 구혜선의 대표 캐릭터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꽃보다 남자’(오른쪽),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포스터.
◇tvN ‘신네기’(2016) 박소담

은하원은 기존 신데렐라 캐릭터의 특징을 그대로 따른다. 남자주인공과 비교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다. 가족은 있으나 든든한 지원군이 아니다. 남자주인공과는 악연으로 인연을 시작한다. 그럼에도 정의롭고 강직하다. 그러나 은하원은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처럼 답답하지 않다. 강지운(정일우 분) 은하원을 벽으로 몰아가는 이른바 ‘벽밀’을 보여주는데, 마냥 멋있게 묘사하지 않는다. 은하원은 강지운을 역으로 제압하며 “내 몸에 손 대지 마라”고 소리친다. 배달원에게 무례한 클럽 남성들에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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