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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2011시즌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성남일화의 신태용 감독을 제외한 15개 클럽 사령탑이 한 자리에 모였다. 겨우내 공들여 조련한 선수단의 경기력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내는 한편, 라이벌 클럽들에 대해서는 '뼈 있는 충고'를 통한 도발도 잊지 않았다.
24일 오후 서울 홍은동 소재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미디어데이' 행사는 '말의 향연'으로 펼쳐졌다. 15명의 K리그 지도자들은 저마다의 포부와 계획을 밝히며 팬들의 지지와 관심을 당부했다.
올 시즌 2강으로 분류되는 FC서울과 수원삼성의 두 사령탑은 개막전 맞대결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상대를 견제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이 "(서울전에서) 많은 골을 넣고 싶지만 원정경기라는 점을 감안해 1-0으로 승리하겠다"며 포문을 열자 황보관 서울 감독은 "지난해 서울은 홈에서 수원에 진 적이 없다. 3-2 정도의 스코어를 예상한다"며 맞받아쳤다. 두 감독은 프로무대에서 같은 시대에 선수로 뛰었고, 사석에서는 서로 흉금을 터놓고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친한 사이다.
매년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릴 때마다 재치있는 입담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모은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이번에도 화려한 언변을 선보였다. 앞서 정해성 전남드래곤즈 감독이 "지동원의 부상으로 인해 걱정이 많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지동원이 다쳤다는데 정해성 감독의 표정이 이상할 정도로 밝다"면서 "(지동원의) 전북과의 개막전 출장 여부를 확실히 밝히라"고 정 감독에게 요구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강희 감독은 "정해성 선배는 내가 좋아하는 선배이자 뛰어난 지도자라 긴장할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전남 선수단이 많이 바뀔 것으로 본다"고 덧붙여 선배 지도자를 살뜰히 챙기는 일 또한 잊지 않았다.
선수 이적과 관련한 말잔치도 있었다. 설기현이 전소속팀 포항스틸러스의 재계약 요청을 거부하고 울산현대로 건너간 것과 관련해 두 팀의 감독이 입을 열었다. 선공은 황선홍 포항 감독이 맡았다. 황 감독은 "선수 자신이 신중하게 결정해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내 역할은 설기현 선수의 공백을 메워내는 것이며,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여 완곡하게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올 시즌은 디펜스라인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는 말로 논란의 핵심을 살짝 비켜갔다.
선수들 또한 말 잔치에 동참했다. FC서울의 주장 박용호는 '황보관 감독의 훈련량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는 사회자의 언급에 대해 "감독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싶으신 내용이 많은 모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천유나이티드의 새 주장 배효성은 '터프한 외모와 달리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라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언급에 대해 "그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맞받아쳐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올 시즌 상주상무의 최전방 공격수로 변신을 준비 중인 '상병' 김정우는 포지션 변화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질문에 대해 "초등학교 시절 공격수로 나서 득점왕에 오른 적이 있어 잘 할 자신이 있다"는 답변으로 폭소를 이끌어냈다.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새 시즌의 시작을 알린 K리그는 오는 3월5일 열리는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