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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기’를 보자①]손발이 없어지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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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16.08.18 13:00:00
tvN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주인공의 새 엄마는 남편 앞에서만 의붓딸을 다정하게 대한다. 주인공에게 냉랭하던 아빠는 뺨을 때리며 “내 친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주인공을 감싸는 척하던 새 엄마는 귓속말로, 그러나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목소리 크기로 “너만 사라지면 돼”라고 말한다. 케이블채널 tvN 새 금토미니시리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이하 ‘신네기’)의 한 장면이다.

‘신네기’는 ‘유치함’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제목부터 ‘신데렐라’로 시작한다. 매일 여자를 갈아치우는 첫째 현민과 오토바이를 타고 밤거리를 질주하는 둘째 지운. 한명은 “세상에 여자는 두 종류다. 이미 만난 여자와 만날 여자”란 낯간지러운 대사를 내뱉고, 다른 한 명은 매번 세상 모든 고통을 자신의 어깨에 짊어진 표정으로 나타난다. 바람둥이와 반항아에 대한 전형적인 묘사다. 현민을 짝사랑하는 혜지(손나은 분)는 현민을 스토킹하는 것도 아닌데 매번 ‘우연히’ 그와 마주친다.

혹자는 진부하다고 지적할 수 있다. ‘신네기’는 그런 맛에 보는 드라마다. 2회 동안 ‘공주님 안기’, ‘벽밀’(벽으로 밀기), 무릎 꿇고 구두 신겨주기 등 로맨틱 코미디 단골 장면은 모두 등장했다. 1990년대 드라마에도 등장한 장면이지만,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벽밀’ 장면처럼 남자와 여자의 역할을 바꿔 신선함을 주기도 한다. 유쾌하게 사용되는 클리셰 덕분에 시청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뽀얀 보정, 화려한 세트, 발랄한 OST 등 제작진은 시청자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고자 최선을 다한다.

이같은 ‘신네기’의 힘은 원작에 있다. 원작은 백묘(이민영) 작가의 동명 소설로, 이른바 ‘인소’(인터넷 소설)이다. 백묘는 한 시대를 풍미한 귀여니(이윤세)와 함께 손꼽히는 인기 인터넷 소설 작가다. 원작과 각색된 드라마 사이에 일부 차이는 있다. 원작에서 은하원은 누구나 인정하는 미인이지만, 드라마에서는 특별히 언급되지 않는다. 남자주인공 여러 명이 여자주인공 1명을 좋아하는 이른바 ‘역할렘’ 구조는 강화됐다. 개연성은 강화하고, 원작의 미덕을 그대로 살린 셈이다.

편성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신네기’다. 편견으로 ‘신네기’를 접했다 신선한 매력(?)에 빠진 시청자도 적지 않다. 요즘 드라마는 장르나 스타일에서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설령 ‘손발이 오그라든다’하더라도 나름의 재미와 감동이 있다면 의미 있는 작품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펼쳐나갈 ‘신네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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