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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 3D 애니로 재탄생…스티브 마티노 "원작 팬, 영광이자 부담"

박미애 기자I 2015.10.16 17:07:57

스티브 마티노 감독·성지연 애니메이터 인터뷰

스티브 마티노 감독과 성지연 애니메이터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반세기 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강아지 스누피가 65년 만에 3D 영화로 재탄생한다. 찰스 M, 슐츠가 1950년부터 연재한 만화 ‘더 피너츠’가 오는 12월 애니메이션 ‘스누피:더 피너츠 무비’(이하 ‘스누피’)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이스 에이지4:대륙 이동설’(2012) ‘호튼’(2008) 등을 작업한 스티브 마티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아이스 에이지’ ‘리오’ 제작진이 뭉쳤다.

마티노 감독은 원작의 열렬한 팬이다. ‘더 피너츠’의 영화화는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처음에 영화를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좋은 스토리와 캐릭터를 스크린에서 살릴 수 있게 된 게 기뻤고 영광스러웠다. 팬으로서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영화화한다는 게 부담도 됐지만, 다른 사람이 만들게 됐을 때 그 결과물에 대해 실망하기보다는 내가 직접 참여해서 내가 원하는 ‘피너츠’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 피너츠’는 1950년 10월2일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9개 신문에서 첫선을 보였고, 슐츠가 별세한 다음 날인 2000년 2월13일까지 연재됐다. 세계 75개국 2600여개 신문을 통해 3억5500만명의 독자들이 봤으며,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연재된 만화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스누피’는 훌륭한 원작이 있었지만, 단 4컷짜리 만화를 2시간짜리 영화로 만드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400여명의 스태프가 동원했다. 여기에 한국인 애니메이터 성지연도 참여했다. 그녀는 라이팅(조명)을 총괄했다.

성지연은 “12명의 캐릭터가 나오는데 한 캐릭터를 완성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이미 완성된 캐릭터인데 무슨 디자인을 따로 하나 싶겠지만 2D에서 3D로 옮기면서 조명, 명암, 채도 이런 것들을 수없이 조율해야 했다. 캐릭터 당 수백 장의 테스트 작업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티노 감독은 ‘작업을 하다 보면 부담감 또는 중압감이 커질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오히려 차분해진다’며 ‘한국 스태프들은 섬세해서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고 높이 평했다.

마티노 감독이 ‘더 피너츠’를 영화화하면서 가장 중시했던 점은 따뜻하면서 인간적인 원작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는 일이었다. 원작자의 가족들이 마티노 감독에게 바란 것도 원작을 충실하게 그려내는 것이었다. 마티노 감독은 이를 위해 원작자의 펜선, 날카로운 직선이 아닌 부드러운 곡선의 느낌을 중시했다. 컴퓨터 기술로 제작을 했지만 곡선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그는 “슐츠의 가족이 ‘호튼’이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것을 보고 내게 제안했다. ‘더 피너츠’도 그렇게 만들어주지 않을까라는 믿음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마티노 감독은 자신이 ‘더 피너츠’를 보고 ‘스누피’를 작업하면서 느낀 감정, 교훈을 오늘날의 세대들에게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어릴 때는 스누피를 가장 좋아했는데 영화를 만들며 끈기 있는 찰리 브라운의 팬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슐츠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을 잘 포착했다”며 “사람들은 살면서 누구나 불안감, 두려움 등의 감정을 느끼는데 찰리 브라운에게 잘 표현이 돼있다. 동시에 그가 가진 친절함 솔직함 용기 도전정신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중요한 자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스누피’는 강아지 스누피가 소년 찰리 브라운의 첫사랑을 이어주기 위해 펼치는 ‘인기남 만들기 프로젝트’로 오는 12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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