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예스호보다 부진’ 판 할호, 재기불능일까

박종민 기자I 2014.11.03 19:16:05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루이스 판 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이 현지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맨유는 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세르히오 아구에로(26·맨체스터 시티)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3승 4무 3패 승점 13점으로 리그 10위로 추락했다.

◇ 루이스 판 할호, 모예스호보다 부진

판 할호는 맨유 역사상 최악의 기록들을 작성 중이다. 맨유는 지난 1986-1987시즌 이후 28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판 할 호는 데이비드 모예스호와 비교해도 뒤쳐진다. 모예스 전 감독은 지난해 알렉스 퍼거슨의 후임으로 발탁돼 첫 10경기서 5승 2무 3패, 승점 17점을 기록했었다.

△ 루이스 판 할 감독 (사진= Getty Images/멀티비츠)


‘투자 대비 효과’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판 할호의 효율은 모예스호보다 한참 떨어진다. 모예스 전 감독은 부임 시절 판 할 감독보다 구단으로부터 이렇다 할 지원을 받지 못했다. 마루앙 펠라이니(26·맨유) 영입건 등을 제외하면 구단은 모예스 전 감독에게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았다.

반면 판 할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앙헬 디 마리아(26·이하 맨유), 라다멜 팔카오(28), 달레이 블린트(24), 마르코스 로호(24) 등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특히 디 마리아와 팔카오는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이다. 맨유는 1억5000만 파운드(약 2500억 원)의 거금을 지원했고 판 할 감독은 자신의 구상에 포함된 선수들을 연이어 영입했다.

◇ 10경기를 통해 드러난 맨유의 약점과 위안거리

3일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10경기를 통해 맨유의 현재 상황을 집중분석했다.

BBC는 맨유의 불안요소로 부상과 불균형적인 스쿼드를 들었다. 실제로 시즌 초반 로호는 어깨탈구, 안데르 에레라(25)는 갈비뼈, 필 존스(22)와 루크 쇼(19)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다. 공격진은 호화군단이지만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젊은 수비수들로 구성된 맨유의 수비진은 구심점이 없어 상대 팀의 역습이나 촘촘한 공격전술에 단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맨유의 철벽 수비를 이끈 리오 퍼디낸드(35·퀸즈 파크 레인저스), 네마냐 비디치(33·인터 밀란)의 공백이 여전히 커 보인다. 맨유가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서 베테랑 수비수를 영입하려는 이유다. 현재로선 론 블라르(29·아스톤 빌라) 등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전술적인 부분도 도마에 올랐다. 판 할 감독은 ‘3-5-2’ 스리백 시스템을 가동했지만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3-5-2 시스템은 스완지 시티와의 개막전서부터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

그나마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3)의 성장세가 맨유의 위안거리다. 연일 ‘선방쇼’를 펼치고 있는 그는 맨유의 수비진에 한층 무게감을 실었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설이 불거지자 맨유는 데 헤아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를 떠나 보내면 맨유는 수비의 허점을 메우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 루니의 주장 발탁은 옳은 결정이었나

판 할 감독의 그간 결정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웨인 루니(29)의 주장 발탁이다. 판 할 감독은 자국 네덜란드 출신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31)를 주장으로 지목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의외로 루니를 택했다. 지난 10여 년간 맨유에서 활약해 온 선수의 공로를 인정한 조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판 할 감독의 결정이 좋은 결과물을 낼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최근 모예스 전 감독의 레알 소시에다드행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그와 판 할 감독을 비교하는 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판 할호가 모예스호보다 못한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판 할 감독은 여전히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모예스 전 감독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앞으로도 맨유가 부진을 거듭한다면 판 할 감독의 자신감은 곧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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