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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제작사 월트 디즈니 산하 마블스튜디오와 영화진흥위원회, 한국관광공사는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벤져스2’ 한국 촬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약정 내용을 공개했다. ‘어벤져스2’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촬영된다. 주요 촬영지는 마포대교와 세빛둥둥섬, 상암 DMC, 청담대교, 강남대로 일부, 문래동 철강거리 등이다. 이 밖에 경기도 의왕시 계원예술대학교 인근 도로에서도 촬영이 진행된다.
마블스튜디오는 ‘어벤져스2’ 한국 촬영에만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한다. 이는 한국에서 중급 규모 상업영화 2~3편, 대작 1편을 만들 수 있는 액수다. 또 제작진은 15일간 체류하며 총 12회차 분량을 한국에서 찍는다. 할리우드 영화의 경우 통상적으로 1회차가 1분 가량 쓰이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에서 촬영된 영상은 최소 10분에서 최대 20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만한 점은 한국이 긍정적으로 묘사된다는 데 있다. ‘어벤져스2’ 한국 촬영을 진행 중인 한 관계자는 “정보기술이 발달한 나라. IT 강국으로 비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국인 여배우 수현(29)도 관련 분야 과학자로, 조연이지만 비중 있게 출연한다.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서 한국은 남과 북으로 쪼개진 분단국가(‘007 어나더 데이’), 인류 멸망을 불러오는 좀비 발생의 근원지(‘월드워Z’) 등 주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졌다.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는 한국 배우도 악역이 주를 이뤘다. 2011년 ‘본 레거시’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촬영한다고 알려져 국내 영화 애호가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으나 실제 완성된 영화에는 한국 촬영분이 1분도 채 담기지 않아 실망을 안겼다.
‘어벤져스2’는 앞서 한국을 무대로 한 영화들과는 제작 규모를 비롯해 예상되는 흥행 파괴력도 다르다. 2012년 개봉한 전편 ‘어벤져스’는 2억2000만 달러(2350억 원)의 제작비로 전 세계에서 7배가 넘는 15억1859만 달러(1조6223억 원)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타이타닉’ 다음으로 많은 수익을 냈다. 한국에서도 707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서 성공했다. 국가별 흥행 수익은 북미, 중국, 영국, 브라질, 멕시코, 호주 다음으로 높았다. 자국 외 나라 중 최근 급성장하는 영화시장인 중국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뒀음에도 아시아 촬영지로 중국이 아닌 한국을 택한 점이 이채롭다.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마블스튜디오는 서울 촬영을 공식 발표하며 “한국은 첨단 기술이 발달한 곳으로 ‘어벤져스2’를 찍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에는 마블 영화의 팬들이 많다”고 두 번째 이유를 덧붙였다. 여기에 영화진흥위원회가 2011년 한국관광 효과를 유발하도록 마련한 ‘로케이션 인센티브’ 제도가 이점으로 작용했다. 외국 영화 제작사가 이 제도를 활용하면 제작비의 20~30%를 환급받을 수 있다. 마블스튜디오가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에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밝힌 배경이다. 여기에 정부는 ‘어벤져스2’ 촬영에 이례적으로 교통을 통제하고 버스 노선을 임시 변경하는 등의 조치까지 마련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이번 촬영은 한국의 영화산업이 내적 성장과 함께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이번 촬영을 통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한국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태국 영화 ‘헬로 스트레이져’로 방한 태국 관광객이 35% 이상 늘어난 것처럼 이번 영화를 통해 국내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영화산업에서도 국내 스태프 일자리 창출, 선진 영화제작 노하우 경험, 향후 국내 촬영 활성화 계기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어벤져스2’는 전편에 이어 조스 웨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 분), 크리스 에반스(캡틴 아메리카 분), 크리스 헴스워스(토르 분), 마크 러팔로(헐크 분), 스칼렛 요한슨(블랙 위도우 분)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출연한다. 전편에서 슈퍼히어로 연합체를 결성해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 활약했던 어벤져스는 속편에서 인공지능 로봇 울트론에 맞서 싸운다. 한국의 서울 외 영국 런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이탈리아 아오스타벨리 등에서도 촬영이 진행된다. 영화는 2015년 4월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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