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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클래식(총상금 14억원) 1라운드를 마친 이정은(22)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날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면서 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좋은 출발을 보이며 첫날을 상쾌하게 시작한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정은의 얼굴이 미소가 번진 또 다른 이유는 이날 보기가 없는 경기를 펼쳐서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정은은 자신의 마지막 홀인 9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리며 보기를 범할 수 있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정교한 벙커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이정은은 “페어웨이를 3개 밖에 놓치지 않은 것이 노보기 플레이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 벙커샷 등도 잘 된 하루였다. 대회 첫날 경기를 보기 없이 마쳐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은은 스스로와 한 가지 약속했다. 지난 7월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로 콜라를 멀리하고 있다. 그 전에는 목이 마를 때마다 콜라부터 찾았다. 그랬던 이정은이 콜라를 딱 끊었다. 대신 보기가 없는 경기를 하면 자축하는 의미에서 콜라를 마시기로 자신과 약속했다. 이렇게 결심하게 된 데는 평소 존경해온 선배 신지애(30)의 영향이 컸다.
이정은은 “일본에서 식당을 갔는데 (신)지애 언니가 콜라를 마시지 않는 것을 보고 나도 따라 하기로 했다”며 “자신에게 상을 준다는 생각으로 ‘노 보기’ 경기를 할 때마다 콜라 1캔을 허락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게 결심하고난 뒤 이날 처음으로 보기가 없는 경기를 했다. 그는 “다짐을 한 뒤로 처음 노보기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이번 대회가 열리는 코스가 어려운 만큼 남은 경기에서도 보기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상금왕을 비롯해 6관왕에 올랐던 이정은은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올리고 싶다는 욕심도 표현했다. 그는 “한화클래식이 상금이 크고 메이저 대회인 만큼 대부분의 선수가 욕심내는 대회다”며 “이번 대회 스타트를 잘 끊은 만큼 마무리까지 잘해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