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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난해 '화이', 그 안에 명불허전 김윤석과 연기신공 여진구가 있다

강민정 기자I 2013.09.24 18:28:24
배우 조진웅(왼쪽부터)과 장현성, 여진구, 김윤석, 김성균, 박해준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단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한대욱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영화다.”

만든 사람도 이렇게 말한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의 장준환 감독은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언론배급시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이같이 털어놨다. ‘화이’는 장준환 감독의 말처럼 뭐라 말하기 힘든 영화다.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냐”는 질문이나 “관객이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냐”는 말에도 명확한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관객이 보고 알아서 판단할 영화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딱이다.

관객의 시선은 자유로울 수 있고 평가 역시 정해진 틀이 없겠지만 연기하는 배우들은 달랐을 터다. 스스로 방향을 잡지 못하면 관객의 ‘갈팡질팡’은 더욱 어지러웠을 법했다. 영화를 보고난 후 배우들 중에서도 김윤석과 여진구의 연기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화이’는 명불허전의 내공을 보여준 김윤석과 사막 위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반가운 ‘연기 신공’ 여진구의 ‘케미스트리’가 어떤 진한 멜로보다 값진 영화였다.

배우 김윤석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한대욱기자)
김윤석과 여진구는 ‘화이’에 어떻게 임했을까. 결과는 ‘환상 조합’이었지만 마음가짐은 전혀 달랐다. 김윤석은 극중 윤석태에 흠뻑 취했고, 여진구는 극중 화이에서 한 발 떨어져있었다. ‘화이’는 유괴 당한 한 아이가 화이라는 새 이름을 얻고 각기 다른 다섯 명의 아빠에게 길러지며 완벽한 괴물이 돼가는 과정을 극단적으로 그렸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부성애와 세상 어디에도 있어선 안될 극악무도함이 내면에 공존하는 다섯 아빠들도 ‘괴물’이지만 그를 넘어서는 ‘화이’는 영화의 부제처럼 ‘괴물을 삼킨 아이’로 성장해간다.

김윤석은 다섯 아빠 중에서도 화이가 유일하게 ‘아버지’라고 부르는 극강의 카리스마와 잔인함으로 장착된 윤석태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김윤석은 “윤석태라는 인물이 나에게 왔을 때 너무 힘들어서 고사를 했다”며 “다시 또 감독님을 만나서 시나리오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결국 선택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만큼 캐릭터에 몰입하는데 겁이 났던 것. 김윤석은 결국 그만의 해석을 곁들여 석태를 이해했고 ‘화이’에 임했다.

김윤석은 “나만의 해석이긴 하지만 석태는 위선과 위악 두 가지로 세상을 봤고 위선으로 가느니 위악으로 가겠다고 판단을 한 사람이다”면서 “석태는 아마 아빠는 괴물에서 머물렀지만 화이는 그 모든 걸 넘어서 그가 사는 세상 만큼은 불평등함이 없는 나아진 곳이길 바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우 여진구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자리하고 있다.(사진=한대욱기자)
반대로 여진구는 “이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힘들지 않았냐”는 취재진의 궁금증에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여진구는 “감정선이 복잡해서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던 건 사실이다”면서 “물론 화이가 나와 나이는 같지만 좀 다른 아이였기 때문에 오히려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 환경도 성격도 매우 다른 인물이지 않나”며 “연기할 땐 엄청난 몰입을 요구하는 캐릭터였지만 너무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한편으론 멀리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구를 지켜라’ 이후 10년 만에 ‘화이’로 돌아온 장준환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내 안에 있는 괴물의 존재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해보는 시간을 갖길 바랐다. 유괴 당한 아이이자 평범해 보이는 17세 남학생이자, 가족애에 대한 본능이 강한 아들이자, 각기 다른 ‘무서운’ 다섯 아빠들의 손에 길러진 완벽한 괴물이자, ‘화이’라고 불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김윤석과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 등 다섯 배우가 개성 강한 아빠 역할을 맡았다. 여진구가 화이 역으로 열연했으며 문성근, 이경영, 임지은, 남지현, 유연석, 박용우 등이 존재감 있는 캐릭터로 얼굴을 비춘다. 영화 ‘달콤한 인생’과 ‘음란 서생’, ‘도가니’ 등 다양한 장르 속에서 액션 느와르라는 공통분모의 감각을 살린 김지용 촬영 감독이 또 한번 실력을 발휘했다. 내달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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