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 1위, 대상 2위로 타이틀 2관왕을 놓고 경쟁 중인 김민규는 3일 경기 여주시 페럼 클럽(파72)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 5000만 원)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적어낸 뒤 전날 대선배의 조언이 도움됐다고 고마워했다.
개막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민규는 선배 최경주의 조언을 듣고 자신이 했던 행동을 반성했다. 그중 하나는 경기가 안 풀렸을 때 나오는 감정 기복 표현이었다.
최경주는 “경기하다 보면 한두 홀에서 막 칠 때도 있는데 그러면 습관이 되게 된다. 장담하건대 나는 컷 탈락이 결정된 경기에서도 대충 친 적이 없다”라며 “화를 내지 않고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라고 후배들에게 성실하게 경기할 것을 주문했다. 최경주는 이런 마음가짐과 행동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민규는 “그동안 경기 중에 안 풀리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다가도 화를 낸 적이 많았다”라며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고, 아직 갈 길이 멀었음을 깨달았다.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라고 마음에 새겼다.
대선배의 조언 덕분인지 김민규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첫날 경기에서 깔끔한 성적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2개 골라내며 산뜻하게 1라운드를 끝마쳤다.
김민규는 “러프도 길었는데 보기가 없는 경기를 한 게 만족스럽다”라며 “버디 기회는 많았는데 조금씩 짧았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래도 초반에 퍼트가 안 들어가는 상황에서도 흐름을 잃지 않고 참고 경기한 게 ‘노보기’ 경기로 이어졌다”라며 “전에는 이런 상황에서 화를 낼 때도 있었는데 오늘은 (그런 상황을) 인정하고 인내하며 경기했더니 좋은 경기로 이어졌다. 성적은 같아도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경기한 덕분이다”라고 선배의 조언을 고마워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민규는 15번홀까지 6개 홀에서 모두 4~6m 거리의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퍼트를 넣지 못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조금은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16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낚았고, 그 뒤 4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나머지 홀에선 모두 파를 기록했다.
올해만 2승을 거둔 김민규는 상금 1위(8억8466만7469원), 대상 2위(4968.79포인트)로 장유빈과 타이틀을 놓고 경쟁 중이다. 대상 1위는 DP월드 투어 출전권과 PGA 투어 Q스쿨 최종전 직행 티켓 등 특혜를 받아 놓칠 수 없는 수확이다.
감정을 다스리며 참고 기다리는 경기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다시 깨달은 김민규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같은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그는 “앞으로 5개 대회가 남았는데 대상도 상금왕도 다 하고 싶다”라며 “(장)유빈이는 유빈이고, 남은 경기에서도 잘할 선수다. 나는 나대로 더 잘 쳐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잡겠다”라고 타이틀 획득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 “오늘 스코어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라며 “내 경기에 집중하고 조급하지 않으며 보기를 안 하는 데 포커스를 두고 경기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날의 경기를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