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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인총연합회(이하 ‘영총’) 소속 임원들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지하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개월간 영총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대종상영화제 개최 여부 및 파산, 내홍 등 각종 논란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하쇠견에는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이장호 대종상영화제 위원장, 김종진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김기태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이사장, 방순정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 이갑성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강대영 한국영화기술단체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장호 위원장은 “영화 시작한지 50년이 넘었다”고 운을 떼며 “그간 영화계에 있으면서 갑의 입장에서 서보지 못했고 늘 을의 입장에 섰다. 젊은 영화인들로 영화협회(영총)가 정리가 되고 처음 가장 이상적인 조직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협회를 이끄는 모든 사람들이 소위 연륜을 강조하면서 정치적으로 영화계를 이끌어왔던 것 같다. 저는 늘 영화계 조직이 썩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지탄하며 “그중 가장 가슴 아픈 일이 대종상이 처음 시작했을 때의 권위와 신뢰가 해를 거듭하며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일부 연륜만을 과시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마치 장사하는 것처럼 권위와 신뢰를 잃었다”고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권위와 신뢰를 찾기가)굉장히 힘든 세월이 지나갔다. 최근에는 대종상의 상업적 목적으로 상당히 개인적 욕심으로 영화제를 좌지우지했던 인물이 영화제를 파산 지경에 이르게 했다”며 “대종상은 3년 전부터 새롭게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조금씩 나아져서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종상이 다시 신뢰받는 영화제로 변하기 시작했는데 때 아니게 대종상을 사유화하려는 인물에 의해 법적으로 영총을 파산하기 이르렀다”고도 일침했다.
그 인물이 대종상영화제의 파산을 신청했던 채권자 A씨이며, 그가 파산을 통해 영총의 주최권을 빼앗고 대종상의 소유권을 가지려 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굉장히 추악한 형태”라며 “이제 젊은 영화인들이 협회와 대종상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방해를 받고 있어서 원로 입장에서 너무 가슴 아프고 두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생각지 못한 악마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대종상영화제는 청룡영화상, 백술예술대상과 함께 국내 3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히는 등 60년간 전통을 이어온 시상식이다. 1962년 시작돼 국내 3대 영화상들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하지만 불공정 심사 의혹 등에서 비롯한 영화인들의 단체 보이콧 사태로 위상이 무너졌으며, 개혁을 약속한 후 지난해 개최된 59회 시상식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단 평가를 받아들었으며, 올해 초 파산 의혹까지 불거지는 등 존폐 기로에 섰다.
파산 의혹의 경우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 회생17부(부장판사 양민호)가 영총을 대상으로 파산을 선고한다는 공고를 발표하며 알려졌다. 특히 파산이 영총 측이 갈등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 채권자 A씨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며 성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영총 측은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며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채권자 A씨가 여전히 회생 동의 불가 입장을 밝혀 파산 가능성이 또 한 번 제기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