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떠난 '사이클 스타' 故 이민혜, 감동의 특별상 수상

이석무 기자I 2019.02.25 14:36:53
25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4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여자 사이클 선수 고(故) 이민혜의 어머니 최강희 씨(오른쪽)에게 특별상을 전달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사이클의 기둥으로 활약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하늘나라로 떠난 고(故) 이민혜가 코카콜라 체육대상 특별상을 받았다.

이민혜는 25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4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민혜는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 가까이 한국 여자 사이클의 간판스타로 활약한 주인공이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추발 금메달, 포인트레이스 은메달, 개인도로독주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도로독주 금메달과 개인추발 은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추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사이클대상 최우수상, 2016년 체육훈장 맹호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민혜는 2016년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계속해서 투병 생활을 이어가며 선수로 복귀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12일 만 33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하늘나라에 있는 이민혜를 대신해 어머니 최강희 씨와 언니 이혜진 씨가 트로피를 대신 받았다. 이혜진 씨는 울먹이면서 “처음 백혈병 진단을 받았을 때 너무 당당하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놀랐다”며 “이것만 이겨내면 다시 달릴 수 있다며 끝까지 복귀의 꿈을 꿨다. 누구보다 사이클을 사랑했고, 열정적이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다시 한번 신나게 달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버티고 버텼다”며 “민혜는 잘 몰랐지만 처음부터 기적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었다. 세 번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그때마다 잘 버텼다”고 말했다.

이혜진 씨는 “민혜를 기억해주고 이름을 남겨줘 너무 감사드린다. 주신 상을 민혜 옆에 잘 두겠다”며 “비록 하늘로 레이스를 떠났지만 꽃길을 깔아주시고 배웅해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마쳤다.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는 시상자로서 무대에 올랐다. 홍명보 전무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같은 현장에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인사를 나누지는 못했다. 선수촌에서 스쳐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직접 병문안을 해서 쾌유를 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김학범 감독님께 허락을 얻어 병문안을 했는데 다녀왔는데 한 달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고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홍명보 전무는 “아직도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선수가 많다”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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