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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이 임신했다. 결혼 3년 만에 엄마가 된다. 10주다. 초기라 특히 조심해야 하는 상황다. 여자로서 축하받아야 할 일이다. 그에 앞서 전지현은 ‘배우’로서 책임감에 집중했다. 22일 개봉되는 영화 ‘암살’이 있었다.
‘암살’은 18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타짜’ ‘전우치’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렸다. 하정우, 이정재, 오달수 등 내로라하는 남자배우들 사이에서 전지현은 독립군 안옥윤 역을 맡아 ‘암살’을 이끌었다.
배우로서 중요한 작품이다. 모든 상업영화가 그렇듯, 흥행에 성공해야 피땀흘려 일한 스태프와 배우, 모든 이들이 웃을 수 있다. 180억원 대작의 주인공으로서 전지현이 짊어져야 할 책임감이 컸던 이유다.
전지현은 임신 사실을 확인 후 광고 촬영 일정부터 영화 홍보 등 스케줄과 관련해 고심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에 쉽게 피로를 느끼는 컨디션 저조로 평소와 달리 일정을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져 주변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전언. 그럼에도 개봉에 앞서 매체 인터뷰와 무대 인사 등 홍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여자로서 굉장히 축하 받아야 할 일이지만 ‘암살’이라는 작품이 배우로서도, 많은 이해관계를 생각해서도, 여러가지로 의미가 큰 작품이었다”며 ‘개봉 전부터 자칫 자신의 개인적인 이슈에 묻힐까 걱정이 컸기 때문에 그 부분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배우 스스로 보여준 노력이나 열정이 대단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8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고, 이 영화에서 전지현이 채우는 존재감은 작품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크다”며 “배우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지현은 언론 매체 인터뷰를 소화하며 경호원을 대동하거나 일반 관객 시사회 무대 인사에 불참하는 등 불가피한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예상과 달리 아이를 가진 후 컨디션 조절이 생각처럼 되지 않은 탓에 만일을 사태를 대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경호원을 배치한 상황을 두고도 취재진에게 양해의 말을 구하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까지 했다.
‘암살’의 한 관계자는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평소 커피도 잘 안 마시고, 몸 관리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원래 여배우로서 하는 당연한 관리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뒤늦게 사실을 안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괜히 배려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도 들고, 더불어 작품을 위해 노력해준 모습에 감사한 마음도 느끼는 것 같다”며 “관객에게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작품인데, 개인적으로 겹경사까지 맞았으니 마음껏 축하해줘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지현은 지난 2012년 4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의 외손자인 최준혁과 결혼했다. 결혼 후 ‘도둑들’, ‘베를린’, ‘별에서 온 그대’ 등 작품 활동에 쉼 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인 ‘암살’에서 어느 때보다 무거운 존재감을 보였다고 알려져 전지현의 종횡무진 활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우로서 전성기를 갱신하고 있음은 물론 한 가정의 아내로서, 여자로서 겹경사까지 맞게 돼 더욱 많은 팬들의 응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