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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준플레이오프 상대인 넥센과 비교했을 때의 폭발력은 아무래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팀 홈런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넥센은 4번 박병호를 앞세워 언제든 크게 한방으로 쳐내며 승부를 지배할 수 있는 팀.
반대로 두산은 많은 안타와 함께 발 야구를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팀이다.
때문에 두산은 넥센과 승부를 스몰 볼을 통해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넥센이 크게 하나 치면 우린 두번 뛰어서 만회하겠다”는 말로 전략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 판은 두산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았다. 다양한 작전과 전략이 시도됐지만 성공률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과론 적으로 차라리 믿고 맡기니만 못한 상황들이 계속됐다.
우선 0-2로 뒤진 2회초 4연속 안타가 나오며 2-2 동점을 만든 뒤 시도한 스퀴즈 번트. 두산은 계속된 1사 1,3루서 9번 김재호에게 스퀴즈 번트를 지시했다. 변수는 비였다. 경기 전부터 꾸준히 내린 비에 젖은 땅은 김재호의 번트를 거의 제자리에 멈추게 했고, 결국 빠르게 스타트를 끊은 3루 주자 정수빈에 태그 아웃되고 말았다.
두 번째 상황은 도루 실패였다.
2-2 동점이던 4회 2사2루. 2아웃 이후였지만 2루타를 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정수빈. 그러나 양의지 타석에서 3루로 파고들다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2아웃 이후 3루 도루는 200% 확신이 있을 때가 아니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 원칙. 정수빈의 도루 타이밍은 아웃과 세이프가 애매할 만큼 타이트했지만 그 정도 승부수였다면 뛰지 않는 것이 더 좋았다.
7회 히트 앤드 런 상황도 아쉬움이 컸다.
2-3으로 뒤진 상황, 1사 후 정수빈이 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넥센은 나이트를 빼고 한현희를 택했다. 두산은 강공과 함께 앤드 런 작전을 폈다.
대타 오재일의 타구는 잘 맞은 것이었지만 중견수 정면으로 갔다. 결국 스타트가 빨랐던 정수빈까지 1루에서 아웃됐다. 히트 앤드 런이었다면 공을 굴려주는 것이 기본. 안타나 다름 없이 잘 친 타구였지만 결과는 그저 더블아웃이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