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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는 IOC 선수위원 후보 도전장을 낸 태권도 이대훈(31), 배구 김연경(35), 사격 진종오(44), 배드민턴 김소영(31), 골프 박인비(35) 등 5명을 대상으로 1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평가위원회를 열고 비공개 개별 심층 면접을 가졌다.
당초 후보 신청서를 냈던 양궁 오진혁(41)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비 프랑스 파리 전지훈련에 참가하느라 면접에 불참, 기권 처리됐다. 오진혁 측은 “대한체육회에 화상 면접 등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월드컵 대회 참가와 전지훈련 일정이 잡혀 (2주가량) 긴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후보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30분씩 차례대로 개별 심층 면접에 참여했다. 면접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된 과정과 자신이 가진 강점 등을 소개한 뒤 곧바로 면접에 임했다.
평가위원단은 체육회 안팎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체육회는 공정성을 기하고자 면접 평가위원 면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면접 평가 기준에는 올림픽 경력과 성적, 국제 활동과 인지도, 후보 적합성 등이 포함됐다. 영어 전문 심사위원은 선수들의 외국어 활용 능력을 평가했다.
IOC 선수위원은 IOC와 선수들 사이 가교 역할을 하고 스포츠 외교에 기여하는 중요핱 자리다.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의무를 지닌다.
‘배구여제’ 김연경은 “예전부터 막연하게 스포츠 행정이나 외교를 꿈꿨다”며 “선수 은퇴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스포츠를 위해 어떤 발전적인 것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도전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8년 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사격 황제’ 진종오(44)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사람을 뽑는 면접이다 보니 설레기도 하고, 올림픽 때와는 다른 긴장감이 느껴진다”며 “그때 경험을 통해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 하루 3시간씩 영어 공부를 하고 개인 레슨을 받았다”고 전했다.
‘골프 여제’ 박인비(35)는 “리우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건 선수위원을 향한 꿈 때문이었다”며 “올림픽 정신으로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이제 그 정신을 세계에 알리며 ‘올림픽 무브먼트’(올림픽 운동)에 앞장서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태권도 대표주자 이대훈(31)은 “공식 면접이 처음이라 조금 떨린다. 생각보다는 아니지만, 경기에 나설 때 정도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며 “영어나 IOC에 관련된 것도 많이 공부했다”면서 “대한민국 국기인 태권도를 발전시키고,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인 김소영(31)은 “쟁쟁한 후보들과 함께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며 “예전부터 스포츠 외교에 관심이 많았는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며 더 크게 한번 해보고 싶다고 꿈꾸게 됐다”고 밝혔다.
체육회는 면접 결과로 3명을 추린 뒤 14일 오전 11시 원로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선수위원회가 16∼17일 최종 후보자를 의결하고 체육회는 최종 후보자 1명을 이달 마지막 주 IOC에 통보할 계획이다.
한국은 현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선수위원이 IO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열린 선수위원 선거에서 당선된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선수위원은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을 끝으로 8년 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