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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은 21일 두산 롯데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10승째. 이로써 3년 연속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두산 창단 이후 좌완 투수로는 첫 기록이다.
지금까지 두산(OB 포함)에서 3년 연속 10승에 성공한 선수는 네 명 있었다. 박상열과 최일언이 80년대를 수놓았고 90년대 에이스 김상진이 5년 연속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두산으로 팀 이름을 바꾼 뒤에는 김선우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10승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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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그동안 좌완 투수들과 그다지 인연지 깊지 못했다. 유희관이 지난 2013년 10승을 거둔 것이 좌완 투수로는 1988년 윤석환 이후로 첫 두자릿수 승리였다.
두산은 이후 좌완 선발 투수를 키워내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구동우 이진 류택현 등 아마야구를 풍미한 유망주들을 잇달아 영입했지만 단 한 명도 성공사례를 만들지 못했다.
유희관은 긴 갈증을 씻어주는 희망이 됐다. 특히 한 시즌 반짝한 것이 아니라 첫 10승 이후 3년 연속 기록을 이어가며 확실하게 A급 좌완 투수로 자리매김 했음을 증명했다.
이날 투구 역시 유희관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5회 2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2사 후 손용석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김문호를 곧바로 2루 땅볼로 솎아내며 이닝을 매조졌다. 흐름이 끊긴 뒤에도 자신의 페이스를 흐트러트리지 않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130km를 겨우 넘기는 직구, 4개에 불과한 삼진 등,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무언가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인 과감한 몸쪽 승부에 이은 싱커 승부가 빛을 발하며 10승 도우미 역할을 했다. 두산은 10-0으로 대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