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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은 21일 제주시 오라 컨트리클럽(파72·7천137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바이네르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고 3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1위에 오른 뒤 연장전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해 자신의 첫 국내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0년 데뷔 후 15년간 우승을 하지 못하다 긴 기다림 끝에 정상에 오른 박재범은 “국내에서의 우승을 누구보다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지금도 기분이 좋다. 우승은 어디서 해도 좋은 것 같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갤러리들이 응원에 자극을 받았다. 솔직히 한국 대회를 오면 다른 선수들보다 내가 못한 게 없는데 내가 우승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났었다. 이젠 원하던 국내 우승도 이뤘으니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경기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박재범과의 일문일답.
-15년 만의 국내 첫 승이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너무 기분 좋다. 이번 주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었으나 긴장하면서 집중해서 경기에 임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이번 대회 첫 날부터 느낌이 좋았다. 내 자신을 잘 컨트롤 한 것 같다.
-경기 중 웃는 모습이 자주 화면에 비췄는데.
▲경기 중 실수를 했거나 하면 웃으면서 털어버리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자기최면 비슷하다.
-17번홀 버디가 결정적이었는데.
▲그렇다. 15번홀 이후 선두 배윤호에게 2타 뒤진 것을 알았다. 16번홀, 17번홀 연속 버디를 노렸으나 16번홀 버디 퍼트가 빗나가 17번홀에서는 잘해서 단독 2위라도 하자는 생각이었다. 17번홀 6번 아이언으로 2m 붙여 버디를 잡았다. 지금 돌아보면 이 샷이 결정적이었다.
-연장전 상황은?
▲핀까지 120야드 정도에서 52도 웨지로 샷을 했다. 그린이 경사가 있어 115야드만 보고 쳤고 원하던대로 흘러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배윤호의 버디 퍼트가 짧았고 나는 4m 버디 퍼트를 성공했다.
-15년 동안 우승 못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보통 셋째 날 경기가 안 좋았던 것 같다. 너무 의욕이 앞섰고 그 동안 내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했다.
-아마추어 시절 유망주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국가대표나 상비군을 하지 않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호주로 골프 유학을 다녀왔다. 다녀온 뒤 바로 KPGA 프로가 됐다. 주니어 시절 3, 4등을 굉장히 많이 했다. 또한 프로 데뷔 이후에도 허리 다치기 전까지 드라이버 샷이 내가 제일 멀리 나갔다. 당시 공식 기록이 없어 얼마나 나갔는지는 모르지만 나보다 멀리 보내는 선수는 없었다.
-허리는 언제 왜 다쳤나?
▲8~9년 전 전지훈련 갔을 때 골프 백을 드는데 삐끗했다. 척추측만증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전담 트레이너가 있어 꾸준히 마사지 받고 있다.
-롱아이언 샷이 장기샷인데?
▲골프 시작 때부터 롱 아이언 샷 연습을 많이 했다. 그래서 지금도 정교함을 요하는 골프장보다 롱게임을 요하면서 어려운 골프장을 선호한다. 201야드 거리의 4번 아이언 샷이 가장 자신 있는 샷이다.
-2011년 일본에서 우승했을 때와 지금 기분을 비교한다면?
▲2011년 일본에서의 우승은 생애 첫 우승이어서 남다른 기분이다. 항상 얘기했지만 국내에서의 우승을 누구보다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지금도 기분이 좋다. 우승은 어디서 해도 좋은 것 같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갤러리들이 응원에 자극을 받았다. 솔직히 한국 대회를 오면 다른 선수들보다 내가 못한 게 없는데 내가 우승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났었다. 이젠 원하던 국내 우승도 이뤘으니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경기할 것이다.
-오랜 기간 골프 선수로 생활하고 있는데, 골프를 잘 하려면 무엇이 중요한가?
▲정신력(멘탈)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리적 압박에서 이겨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 골프는 멘탈과 샷의 정확성이 중요하다.
-투어 데뷔 15년이다. 기분이 어떤가?
▲우승하기 전까지는 굉장히 긴 시간이었으나 우승하고 난 뒤에는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
-목표가 있다면?
▲한국에서 간절히 원하던 첫 승을 이뤘다. 2011년 일본에서 우승한 다음 주 어깨를 다쳐 고생을 했다. 이번 우승 이후에는 부상 없게 몸 관리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