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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우승까지, 삼성에 없던 세 가지가 있다. FA 선수들의 부진, 외국인 선수 잔혹사, 그리고 부상이다.
삼성은 올해 FA를 통해 박한이와 장원삼을 잔류시켰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변함없이 투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팀의 우승을 도왔다.
장원삼은 전반기에만 9승(3패)을 거두며 삼성의 초반 질주를 이끌었다. 후반기들어 허리 부상 탓에 주춤하긴 했지만 2승을 추가, 팀이 거둔 78승 중 11승을 책임지고 제몫을 다했다. 평균자책점은 4.11.
야수 FA 박한이도 초반 부진을 딛고 무섭게 달아오른 선수다. 2번 타자로 나서며 테이블세터로서의 몫도 했고, 때론 해결사로도 나섰다. 9개 구단 중 가장 강한 2번 타자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 삼성이기도 하다. 9개의 홈런 포함, 타율 3할3푼의 기록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FA 선수들이 계약 후 부진할 경우, 팀 분위기도 묘하게 바뀌는 경우가 있다. 선수단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도 있고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한다. 팀워크와 관련된 부분이다. 장원삼과 박한이의 맹활약이 또 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다.
삼성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외국인 선수 잔혹사도 이번엔 없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시즌에 앞서 올시즌 삼성의 키맨으로 주저없이 외국인 선수 3명을 꼽은 바 있다. 올시즌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더 늘어난만큼 그들의 역할도 팀의 성패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삼성이 꼭 찝은 밴덴헐크와 마틴, 나바로는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 밴덴헐크(13승)와 마틴(9승)은 22승을 합작했고 나바로는 톱타자 배영섭의 공백을 지우고 최고의 리드오프로 거듭났다. 3할이 넘는 타율은 물론 30홈런에 25도루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 여기에 나바로는 15일 LG전서 우승을 확정하게 하는 결승포도 터트렸다.
매년 외국인 선수 퇴출의 단골손님이 됐던 삼성이다. 최근 4년간을 봐도 삼성은 용병 덕을 보지 못한 팀 중 하나였다. 2011년엔 가코와 카도쿠라가 시즌 중간에 짐을 쌌고, 2012년엔 탈보트와 고든이 25승을 합작해주긴 했으나 리그를 지배할 만큼의 위압감은 부족했다. 지난 해엔 로드리게스가 시즌을 다 소화하지 못한 채 방출당했다. 2000년대 들어서 용병이 중도 교체되지 않은 경우는 2000년, 2006년, 2012년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2014시즌엔 외국인 선수 세 명과 끝까지 함께 했다. “올해 외국인 선수 농사가 가장 잘 된 것 같다”는 내부 평가는 물론 외부에서도 9개 구단 가운데 역대 최강급 외국인 선수진이라는 평가까지 들었다.
또한 큰 부상이 없었다는 점도 삼성이 4연패를 이뤄낼 수 있었던 동력이 됐다. 시즌 전 감독의 계획과 구상을 흐트러트리는 제일 큰 원인은 선수들의 부상이다.
물론 고질적인 박석민의 손가락 부상은 피할 수 없었다. 중반에 나온 장원삼의 허리 부상도 있었고, 4번 타자 최형우도 전열에서 이탈한 적이 있긴 했지만 그리 부상 공백이 길지 않았다는 점에선 삼성에 힘이 됐다. 이들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새로운 영웅들이 튀어나왔다는 점도 강한 삼성을 증명한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