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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조우영 기자] 소녀시대 태연이 한 극성 팬에게 손목을 잡혀 무대 아래로 끌려 내려갈 뻔한 사건이 `납치 미수`로까지 확대재생산되는 촌극을 빚고 있다.
18일 각 포털사이트에는 `태연 납치`를 비롯해 `태연 동영상`, `태연 오정태`, `태연 선처`, `태연 사건` 등 10여 개가 넘는 검색어가 번갈아 가며 인터넷을 장식했다.
`국민 걸그룹` 소녀시대의 일인만큼 태연을 구한 오정태는 일명 `국민영웅`이 됐고 태연을 곧장 뒤따라간 동료멤버 써니 역시 진심어린 `우정의 표상`이 됐다.
이는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특설무대에서 열린 `엔젤프라이스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서 태연이 한 남성 관객에게 손목을 잡혀 끌려갈 뻔했던 일 때문이다.
다행히 당시 사회를 보던 개그맨 오정태와 경호 요원들에 의해 이 남성은 곧 제압당했고 사건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현장에 있던 SM 관계자에 따르면 이 극성 팬은 사건 즉시 경호팀으로 인계돼 격리됐으나 경찰에 입건까지 이뤄지지는 않았다.
경호팀의 간단한 심문 결과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 신분인 이 남성은 정신병력이 있는 환자나 악의적인 범죄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지나친 팬심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인 데다 태연 또한 이 남성의 처벌을 원치 않아 보호자에게 연락해 돌려보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남성이 그 수많은 관객과 공연 관계자 및 경호 요원들이 있는 상태에서 버젓이 태연을 `납치`를 하려고 했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물론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 이 남성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맞다. 굳이 법률적으로 접근하자면 명백히 `업무 방해 혐의`다. 이 남성이 무대에 난입하기까지 상황을 내버려둔 경호업체에도 `근무 태만`의 책임이 있고, 티켓 판매를 대행한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 측에도 `계약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들이 괜찮다면 `해프닝`일 뿐이다. 경호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태연은 오히려 `약간 모자라 보이는` 이 남성이 손해배상 청구 등을 당할까봐 걱정까지 했을 정도란다.
그런데 17일부터 18일까지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의 전화기에는 불이 났다. 어렵게 통화가 되면 그들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기사가 너무 부풀려진다는 것이다.
SM측 한 관계자는 "태연이 현장에서 다소 놀라긴 했지만 당시에도 덤덤하게 다시 무대에 올라 두 번째 노래를 마쳤을 만큼 아무 이상이 없었다"며 "이렇게까지 많은 걱정을 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태연은 현재 예정된 녹음스케줄도 별탈없이 마치고 아무 이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발 `충격적인 단어`는 삼가해달라"고 당부했다.
만약 이번 사건이 소녀시대가 아닌 어느 무명의 인디밴드 가수에게 벌어진 일이었다면 어땠을까. 언론의 호들갑이 `바늘을 곤봉`으로 만든게 아닌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