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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KFA)는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감독이 내정됐다”며 “내일(8일) 오전 11시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의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1989년부터 2002년까지 14년이나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붙박이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주장으로서 후방을 든든히 책임지며 4강 신화를 이끌었다. 대회를 마치고 브론즈볼을 수상하기도 했다.
은퇴 후 지도자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대표팀 수석코치,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을 거쳐 U-23 대표팀을 이끌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최초의 동메달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그같은 성과에 힘입어 2013년 A대표팀을 맡아 이듬해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지만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본 뒤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맡으며 행정가로 변신한 홍 감독은 2021년 울산 감독에 부임하면서 다시 현장에 복귀했다. ‘만년 2위’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던 울산을 2022년과 2023년 리그 2연패로 이끌면서 다시 한 번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홍 감독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은 그 과정이 험난했다. KFA는 지난 2월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경질한 뒤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체제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왔다.
홍 감독은 클린스만 경질 직후부터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 1순위로 거론됐다. 하지만 K리그 팬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그 사이 협회는 새 사령탑을 찾지 못하고 계속 표류했다. 지난 3월에는 황선홍 감독, 6월에는 김도훈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대표팀을 이끄는 촌극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줄곧 유력한 감독 후보군으로 계속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내부 갈등으로 사퇴하자 “만약 협회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빨리 다른 선택지를 생각했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전도 없다”고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 협회에서 나보다 더 경험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분들을 데리고 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내 입장은 항상 같으니 팬들께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대표팀 감독 부임설에 명확히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우여곡절 끝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도전을 책임지게 됐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아쉬움을 씻을 기회도 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