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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우완 신인투수 김명신은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1-2로 뒤진 1회말 2사 1, 2루에서 김명신은 넥센 김민성의 잘 맞은 타구에 얼굴을 맞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타격을 한 김민성도 깜짝 놀라 마운드 쪽으로 향하다 1루를 밟았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서건창은 홈을 밟았고 경기는 중단됐다.
의료진이 재빨리 들어와 응급치료를 했지만 상태가 좋지 못했다. 결국 경기장에 대기하고 있던 앰블런스에 실려 인근 고려대 구로병원으로 옮겨졌다. 투수는 홍상삼으로 교체됐다.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안면 골절로 드러났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좌측 광대 부근 세 군데에 골절 진단이 나왔다. 다행히 시력에는 문제가 없는 듯하다”며 “부기가 빠질 때까지 열흘 정도 대기한 뒤 잠실구장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야구공은 때때로 위험한 흉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타자의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더욱 그렇다. 투수가 던진 공은 시속 140km 안팎이지만 방망이에 맞고 나오는 공은 200km에 육박하기도 한다. 투수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공에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거 1995년 6월 25일 인천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태평양 투수 최상덕이 타구에 맞아 앞니 4개가 부러진 일이 있었다. 1999년 7월 20일에는 대전구장에서 당시 쌍방울 투수 김원형이 타구에 맞아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고 모두 당대 최고 타자였던 장종훈이 친 타구로 인해 일어난 일이었다.
지난해에도 불상사가 있었다. 현재 LG 재활군 코치로 활동 중인 김광삼이 2군 경기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고 두개골 골절상을 당했다. 그 사고로 인해 김광삼은 더이상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 다행히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됐고 코치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사고는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래서 투수의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특수 모자가 개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투수들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 한국에선 아직 이 모자가 도입되지 않았다.
투수 뿐만 아니라 1루 코치와 3루 코치 역시 역시 강습 타구에 노출돼있다. 한국에서 선수로 뛴 적이 있는 마이크 쿨바가 2007년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1루 코치로 나섰다가 타구에 머리를 맞고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그 사건 이후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1루 코치와 3루 코치가 반드시 헬멧을 쓰도록 규정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