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2개월만에 복귀' 김민구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석무 기자I 2015.08.18 18:06:10
음주운전 사고 이후 1년 2개월만에 코트에 다시 선 전주KCC 김민구. 사진=KBL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농구 전주 KCC 가드 김민구(24)는 음주운전 교통사고 이후 1년 2개월 만에 다시 코트에 섰다.

김민구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경희대전에서 4쿼터에 출전, 6분 51초 동안 활약했다. 3점슛 1개 포함, 3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민구는 지난해 6월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저질렀다. 그 사고로 머리와 고관절 부위를 크게 다쳐 고관절 부위 수술을 받았다.

사고 당시 오른쪽 골반이 탈골돼 다리 신경이 손상됐다. 골반뼈는 모두 회복됐지만 아직 신경이 20% 정도밖에 회복되지 않았다. 아직 보조기 없이는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한 상황. 이날도 보조기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그래도 경기를 뛸 수 있는 정도로 회복됐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볼 수 있다. 사고 당시만 해도 거의 모든 이들이 ‘선수생명은 끝났다’라고 말했지만 본인의 뼈를 깎는 노력과 구단의 전폭적 지원으로 서서히 몸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김민구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 앞서 일어서 고개를 숙이고 “사죄드리겠습니다”고 사과를 한 뒤 “그동안 뛸 수 있는 것을 기다렸고, 꿈꿔왔다. 1년2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다시 서니깐 감회가 새롭고, 벅차고 그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다친 이후 반성을 많이 하고 있고, 팀 관계자 분들에게 피해를 많이 줬다. 입이 두 개라도 할말이 없다. 사죄를 드리고 기대에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밖에 없다”며 “제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정말 죄송하고, 다시 당당하게 설 수 있게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 준비해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민구와의 일문일답.

-오랜만에 공식 경기에 나선 소감은.

▲(일어서서 ’사죄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그동안 뛸 수 있는 것을 기다렸고, 꿈꿔왔다. 1년2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다시 서니깐 감회가 새롭고, 벅차고 그랬다.

-오늘 출전을 예상했나.

▲감독과 코치님은 준비는 항상 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셨다. 첫 시합 때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팀에 보탬이 되자고 생각했다.

-오늘의 플레이를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점수는 솔직히 매길 것은 아닌 것 같다. 플레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코트에 다시 설 수 있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현재 몸 상태는.

▲지금은 몸을 끌어올리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한 경기 뛰었다고 당장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코트를 밟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아직 코트에 들어설 수 있다고 안보셔도 된다.

-회복 속도는 어떤가.

▲재활할 때는 단순히 재활을 위한 재활이었는데, 경기를 하면서 몸을 부딪치니깐 오히려 다리에 힘도 많이 들어가고, 스텝도 신경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동안 입장 표명 안한 이유는.

▲사고 이후 작년 12월에 한 달 동안 혼자 있었던 적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후회도 됐다. 해명을 하고 싶고 죄송하다고 하고 싶은데 내가 움직이고 뛸 수 있을 때 사과를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팬들이 그래서 기대를 해주고 응원도 해주실 것 같아서 그렇다.

-오늘 상대팀이 모교였는데, 기분이 남달랐나.

▲모교라고 전혀 다른 건 없었고, 첫 경기 때 고민도 많이 되고, 며칠간 잠도 안오고 두근두근 거렸다. 내색 안하려고 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인데, 좋게 봐주시길 바라지는 않는다. 내가 다친 이후 반성을 많이 하고 있고, 팀 관계자 분들에게 피해를 많이 줬다. 입이 두 개라도 할말이 없다. 사죄를 드리고 기대에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부상 이후 어떤 것이 가장 힘들었나.

▲(눈시울을 붉히며) 다치고 나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그렇고 막막했다. TV에서 봤던 게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구나라는 생각에 감당이 안됐다. 제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정말 죄송하고, 다시 당당하게 설 수 있게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 준비해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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