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마무리 살려라' 김서현 향한 믿음의 야구, 오히려 독이 됐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석무 기자I 2025.10.22 22:35:30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김경문 한화이글스 감독은 의기소침한 김서현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다.

김경문 감독은 22일 삼성라이온즈와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경기 내용에 따라 김서현이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김서현을 등판시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숨어 있었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말 한화 김서현이 동점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리고 5차전이 열렸다. 5회까지는 한화에게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선발로 나선 신인 정우주가 3⅓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타석에선 문현빈이 스리런홈런 포함 혼자 4타점을 쓸어 담으며 4-0 리드를 이끌었다. 한화 벤치에는 여유 넘치는 미소가 흘렀고 대구로 원정온 한화 팬들의 함성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모르는 법. 운명의 6회말이 두 팀의 희비를 갈랐다. 김경문 감독은 삼성 좌타자들을 막기 위해 좌완 황준서를 올렸다. 하지만 황준서는 김지찬에게 3루타를 맞은 데 이어 김성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설상가상 구자욱의 빗맞은 좌전 안타까지 나와 1점을 내줬다.

다급해진 한화 벤치의 선택은 김서현이었다. 올 시즌 33세이브를 기록하며 한화의 가을야구를 이끈 주역. 하지만 이번 가을야구에서 김서현은 한창 좋았던 그가 아니었다.

지난 1일 인천에서 열린 SSG랜더스와 정규시즌 경기 때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연속 홈런을 맞고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 희망을 꺼뜨린 기억이 생생히 남아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김서현은 불안했다. 9-6으로 앞선 9회초 이재현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2점을 내준 뒤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래서 김경문 감독은 지난 3차전에서 선발요원인 문동주에게 4이닝 마무리를 맡겨야 했다.

이날 PO 4차전에서 한화 벤치는 다시 김서현을 믿었다. 주전 마무리를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더 높은 목표를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살려야 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패착이 됐다. 김서현은 무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르윈 디아즈를 내야 땅볼로 처리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 김영웅과 승부에서 모든 것이 무너졌다. 빠른 공으로 2스트라이크까지는 잘 잡았다. 자신있게 3구째 곧바로 승부에 들어갔다. 153km의 빠른 직구. 하지만 오로지 직구만 노리고 있던 김영웅은 이 공을 놓치지 않았다.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동점 3점 홈런. 순식간에 경기 흐름이 삼성 쪽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김서현은 더는 버티지 못했다. 다음 타자 김헌곤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재현과 강민호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고 위기를 자초했다.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의 얼굴은 싸늘하게 굳었다. 뒤늦게 한승혁으로 투수를 바꿨다. 김서현을 살리고자 했던 믿음이 독이 되고 말았다.

한화로선 앞으로가 더 문제다. 24일 대전에서 열릴 5차전은 물론,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더라도 김서현을 쓰기 어렵게 됐다. 위기 상황에서 그를 투입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당장 다가올 5차전에서 김서현을 대신할 ‘임시 소방수’를 찾는 것이 큰 숙제가 됐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의 부진에 대해 “결과론이다. 김서현의 공이 나쁘지는 않았다”며 “자꾸 맞다 보니까 위축해서 그렇지, 볼 자체는 좋았다”고 두둔했다.

이어 “문동주로 2경기를 이겼지만, 야구가 문동주로만 이길 수 없다”며 “대전에서 열릴 5차전은 김서현이 마무리로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