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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그룹은 1990년 당시 프로야구단 MBC 청룡을 150억원에 인수해 LG 트윈스를 출범시켰다. ‘LG’는 당시 그룹사의 영문이름(Lucky Goldstar) 약자에서 따왔다. ‘트윈스’는 그룹 사옥인 쌍둥이 빌딩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은 구본무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지원으로 창단 첫해 우승을 이끌었다. 1994년에는 LG 트윈스 야구의 대명사가 된 ‘신바람 야구’를 일궈내면서 야구판에 큰 돌풍을 이끌었다.
LG 트윈스의 우승은 그룹 전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럭키금성그룹이 사명을 LG로 바꾸는 데 있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심에는 구본무 회장의 야구사랑이 자리잡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한국 최초의 돔구장 건설에도 관심이 많았다. 해외 출장을 갈 때 그 도시에 돔구장이 있으면 직접 방문해 시찰했던 것으로 유명했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에는 뚝섬에 야구전용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기도 했다. 마침 IMF 사태 등이 터지면서 돔구장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구본무 회장은 생전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LG의 스프링캠프를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다. 또한 매년 경남 진주 단목리에 있는 외가로 LG 선수단을 초청하는 ‘단목 행사’를 개최해 우승 기원 고사를 지내고 선수단 화합에 앞장섰다.
1998년 단목행사에선 한국시리즈 MVP가 되는 선수에게 8000만원 상당의 최고급 명품시계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2000년 오키나와 전지훈련지를 방문했을 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때 백지수표를 써주겠다고 한 일화도 유명하다.
이후 동생인 구본준 LG 그룹 회장에게 구단주 자리를 물려줬지만 최근까지도 1년에 몇 차례씩 잠실구장을 찾아 야구를 직접 관전했다. 일부에선 구본무 회장이 야구에 대한 관심이 너무 크다 보니 선수단이 부담을 가져 성적을 내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었다.
LG 트윈스 구단은 구본무 회장을 추모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20일 한화 이글스와의 잠실 홈 경기에서 응원단을 운영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유니폼에 근조(謹弔)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별도의 애도 행사는 열지 않았다. LG 구단 관계자는 “조용하고 간소한 장례를 원했던 고인과 가족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