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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 연장전. 4라운드까지 합계 13언더파 285타를 쳐 동타를 이룬 권성열(32)과 류현우(37)이 우승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한판 승부가 펼쳐졌다.
류현우는 2009년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 2013년 GS칼텍스 매경오픈, 2012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도카이클래식과 2017년 후지산케이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2013년엔 KPGA 투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성열은 2013년 데뷔해 아직 우승이 없는 무명이다.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해 티업 지스윙 메가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5위다. 데뷔 이후 한 번도 상금랭킹 50위 이내에 들어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성적과 기량만 놓고 보면 류현우의 우세였다. 그러나 간절함에서 권성열이 앞섰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 류현우는 세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권성열을 압박했다. 권성열의 버디 퍼트가 빗나갔고, 기회는 류현우에게 찾아왔다. 그러나 이 퍼트가 빗나가면서 승부는 연장 2차전으로 이어졌다.
권성열은 다시 찾아온 천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차 연장에서 류현우의 버디 퍼트가 홀을 벗어났다. 권성열은 자세를 낮춰 약 6m 거리의 홀을 바라보며 집중했다. 이어 퍼터를 맞고 굴러간 공을 홀 왼쪽을 타고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버디로 연결되면서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주먹을 쥐며 포효한 권성열은 캐디의 품에 안겨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권성열은 이날 우승으로 2억5000만원의 상금을 손에 쥐었다. 2010년부터 코리안투어에 출전해 지금까지 벌어들인 상금 1억4019만9047원보다 훨씬 더 많은 상금을 한꺼번에 받게 됐다. 또 이번 우승으로 2022년까지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4년 시드를 받았다.
생애 처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권성열은 “연장 1차전에서 류현우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는 순간 ‘내가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늘 열심히 연습했고 우승하는 상상을 많이 하면서 이날을 꿈꿔왔다”며 기뻐했다. 이어 “너무너무 간절했는데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성열은 2016년 12월 결혼한 아내와도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는 “첫 아이가 태어난지 27일 됐다”며 “아기를 보느라 대회에 오지 못한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종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한 최이삭(38)은 이날 이븐파에 그쳐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김태우(25)와 함께 공동 3위에 만족했다. 최경주(48)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5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