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SK 감독은 27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과 연습경기를 마치고 “올시즌 마무리는 박희수다”고 밝혔다.
이만수 감독은 그간 SK의 마무리를 놓고 고심이 많았다. 지난 시즌 막판 김광현을 마무리로 기용하며 마무리 전환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고, 마무리 캠프 때까지만 해도 김광현을 마무리감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이 감독은 여전히 마무리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여러 후보 선수들의 컨디션을 더욱 체크한 뒤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리고 상황은 달라졌다. 김광현은 이번 캠프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며 눈에 띄었다. 최근 경기였던 25일 주니치 2군과 경기서 직구 최고구속이 152km까지 찍었을 정도였고, 2이닝 퍼펙트 피칭을 보여주기도 했다. 굳이 선발로 잘 뛰고 있던 그를 보직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었다.
지난 해 마무리를 맡았던 박희수 역시 부상없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27일까지 연습경기 두 차례 등판, 실점없이 막아내며 굳건함을 보여줬다. 27일 삼성과 경기에선 10-4로 이기던 9회 등판해 1이닝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이만수 감독은 “오늘 박희수의 두 번째 실전 피칭을 면밀히 살펴본 후 내리게 된 결론이다. 특정 선수에게 팀의 중책을 맡기기 위해서는 먼저 선수의 컨디션을 파악한 후 베스트 컨디션 상태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고 난 후 보직을 결정해야 한다. 광현이의 마무리 전환설이 나왔던 것도 희수의 부상 우려와 컨디션 저하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희수가 건강하고 베스트의 몸 상태였으면 처음부터 나올 수 없는 얘기였다. 팀의 중책을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선수에게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희수의 구위를 점검한 결과 지난 마무리 훈련부터 꾸준하게 베스트 컨디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충분히 보였고 구위도 좋았다. 올 시즌은 박희수에게 본연의 임무인 마무리 역할을 맡기게 되었다. 중책을 맡은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보직이 확정되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훈련에 꾸준히 집중해준 김광현, 박희수에게 진심으로 고맙단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그간 화제와 논란이 됐던 ‘마무리 김광현’의 가능성은 사라졌고, SK의 뒷문도 교통정리가 확실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