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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솔릭' 북상에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도 비상

주영로 기자I 2018.08.22 17:48:55

23일 태풍 영향권 예보에 대회 정상 진행 어려울 듯
체력 관리 신경, 실내 연습 장비 챙기며 준비 철저

선수들이 23일부터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개막을 앞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아림, 이정은, 최혜진, 이소영. (사진=KLPGA)
[정선=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날씨 예보가 또 바뀌었네.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22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 태풍 ‘솔릭’이 한반도로 상륙한다는 예보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은 비상이 걸렸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선수들은 평소처럼 연습장과 그린에서 마지막 샷을 점검하며 결전에 대비했다. 그러나 한쪽에선 근심 섞인 한숨이 터져 나왔다. 클럽하우스에 모여 있던 몇몇 부모들은 스마트폰을 보며 1~2라운드 날씨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북상 중인 태풍 ‘솔릭’ 때문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23일부터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고, 24일까지 강풍이 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다. 이에 따라 대회 1~2라운드는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모들은 선수들의 체력을 걱정했다. 기상 악화로 인해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자칫 하루 36홀의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매주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 입장에서 체력 소모가 커지면 그만큼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이 대회가 끝난 뒤 30일부터 예정된 한화클래식은 KLPGA 투어 가운데 최다 상금이 걸려 있다. 가장 큰 대회를 앞둔 만큼 체력 관리에 더 신경을 썼다.

양채린(23)의 부친 양승환 씨는 카트에 짐을 한가득 싣고 숙소로 향했다. 과일 등 먹을거리부터 각종 연습 도구를 모두 챙겨 방으로 가져갔다. 태풍의 영향으로 1~2라운드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으면 숙소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이에 대비했다. 특히 신경을 쓴 건 컨디션과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실내에서 연습할 수 있는 도구를 많이 챙겼다. 클럽 없이 스윙을 하며 몸을 풀 수 있는 연습 장비와 퍼트 연습기 등을 모두 가져왔다. 부친 양 씨는 “기상이 나빠지면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컨디션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개막에 대비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도 대회 준비에 소홀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주최 측은 코스 주변을 재정비하면서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태풍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코스에 설치했던 장치물을 대부분 철거했다. KLPGA 관계자는 “태풍에 대비해 티잉 그라운드 주변 및 코스에는 홀의 위치를 알리는 표시를 제외하고 광고판 등은 모두 철거했다”고 말했다. 또 낙뢰와 폭우에 대비해서 선수들에게는 대피소의 위치 등을 미리 고지했다.

협회와 주최측은 23일 오전 6시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기상 변화에 따라 경기 진행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다. 대회 관계자는 “무리한 경기 강행보다 선수와 갤러리들의 안전을 먼저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양채린의 부친은 기상악화로 인해 23일부터 열릴 예정인 대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연습장비 등을 가득 챙겨왔다. (사진=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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