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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노조, "故최고은 작가 죽음은 명백한 타살" 추모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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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윤 기자I 2011.02.08 20:03:25
▲ 고(故) 최고은 작가

[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하 영화노조)이 지난달 29일 사망한 고(故) 최고은 작가에 대한 공식 추모 입장을 밝혔다.

영화노조는 9일 성명을 통해 "최 작가의 죽음은 산업 시스템의 문제로 명백한 타살"이라며 "정책 당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영화노조는 "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가 병마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죽음을 맞은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이웃에게 음식을 부탁하는 쪽지였다니 말문이 막히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누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영화 스태프의 처우를 개선하고 이해를 대변해야 할 책무를 진 노동조합으로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띄웠다.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 온 최 작가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자신의 월세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생전 췌장염과 갑상선 항진증을 앓아온 최 작가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여러 날 굶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화노조는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일련의 과정을 단지 고인의 불운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영화로 제작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고인의 노력이 최소한의 대가도 받지 못한 것이 합당한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현 한국 영화제작 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창작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산업 시스템과 함께 정책 당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영화 스태프들이 생존을 위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즈음인 2000년도의 연평균 소득은 337만원, 10년이 지난 2009년도 연평균 소득은 623만원으로 월급으로 치면 52만원이 채 되지 않는 액수로 여전히 최저생계비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실태에 대해 밝혔다.

또 "2006년 스크린쿼터 축소의 대안으로 영화발전기금 신설을 제시하던 당시 문화부 장관이 ‘영화 현장인력의 처우 개선 및 재교육을 통한 전문성 제고’를 들었는데 지금까지 집행된 영화발전기금의 몇 %나 이런 목적에 쓰였는지 답답하기만 할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실업부조제도가 현실화 되어 고인이 수혜를 받았더라면 작금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회적 타살이 아닌 명백한 타살"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중요한 것은 또다시 슬퍼하고 추모하며 그렇게 잊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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