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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자회견에서는 영화 ‘미나리’ 정이삭 감독과 감독 겸 배우 저스틴 전, 영화 ‘서치’로 유명한 한국계 배우 존 조, ‘성난 사람들’, ‘버닝’의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도신 프로그래머가 모더레이터로 진행을 맡았다.
앞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콘텐츠 시장에서 높아지는 ‘한국인 이민자’를 향한 관심을 반영한 새 코너,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을 신설했다. 영화 ‘미나리’와 ‘라이스 보이 슬립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등 최근 한국인 이민자들의 삶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과 한국계 배우들이 각광받는 트렌드를 접목한 것이다. 이에 미국에서도 한 자리에 만나기 힘든 네 사람이 부산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사실 이 프로그램 기획은 2년 전에 했는데, 네 분의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았다”며 “어렵게 올해 이 자리에 모실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올해 할리우드 파업이 원망스럽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이 파업이 (역설적으로) 네 분을 한 자리에 모실 수 있게 만든 게 아닐까 생각도 든다”고 행사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먼저 저스틴 전 감독은 “정말 믿을 수 없다. 마지막 한국 왔을 때가 2008년이니 벌써 12년이 됐다”며 “그간 한국에선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났다. 제가 이번 영화제에서 GV를 했는데 그 때 나이가 지긋한 관객 분이 계셨다. 그 분은 저를 당황시킬 정도로 굉장히 날카로운 질문들을 많이 해주셨다. 그 전에 한국을 왔을 때보다 훨씬 좋은 질문들이 많아진 느낌”이라고 한국 방문 소감을 전했다. 이어 “관객분들이 소통도 많이 해주시고 마음을 열어주신 것 같다. 굉장히 투명하고 솔직하게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인상깊었다”고 덧붙였다.
‘미나리’ 정이삭 감독은 “저는 미나리를 어제 3년 만에 처음 다시 봤다. 제 조상이 있는 이 한국 땅에 다시 돌아와 한국분들과 이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엄청 감동 받았다”며 “관객들과 옆에 계신 이 동료분들과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존 조는 전날 저녁 열린 오픈토크 행사를 통해 팬들과 소통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어제 밤에 팬들과 함께할 시간이 있었다. 굉장한 감동을 받았다”며 “아주 마음을 한껏 열어 저를 맞아주시고 사랑을 보여주셨다. 뭔가 가족의 일환으로 절 받아주시는 느낌이 들더라”고 한국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존 조는 특히 “지금 이 시점에 한국에 왔다는 게 중요한 거 같다”며 “많은 분야에 변화가 있었다. 기술, 영화, 문화 등 여러 면에서 한국은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관찰자로서 한국에 와 있는 의미가 크다. 어마어마한 특권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고 이번 행사 참석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스티븐 연은 “특히 이런 상황에서 초청받는게 영광”이라며 “특히 제가 요즘 느끼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공감하고, 문화를 넘어서서 정보를 교환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있어서 그리고 코리안 아메리칸이 만든 작품을 한국인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는 상황에 기쁨을 느꼈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K콘텐츠가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스티븐 연은 “한국 콘텐츠의 부흥은 당연히 너무나 좋다. 디아스포라를 사는 사람으로서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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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전 감독은 “부산영화제 덕분에 우리 네 사람이 같은 곳에 함께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서로 너무 다른 아티스트다. 여기에 앉아서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 등 각자 다른 의견들을 이야기하고 서로가 존중받는다는 게 굉장한 힘이 된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또 “저는 부산에서 정이삭 감독님을 처음 만났다. 너무 팬인데. 이 행사로 함께할 수 있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와 예술, 엔터테이먼트와 관련해서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이제는 백인 동료들도 이 부분에 대해 뭔가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노력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동안은 주류사회가 우리와 함께 연결하고 소통하려는 시도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는 대화가 아주 잘 열려있는 아름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를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느낀 차이점도 언급했다. 정이삭 감독은 “우리는 할리우드와 한국 영화 모두를 제3자에서 볼 수 있는 관찰자의 느낌” 둘다 3자의 느낌“이라며 ”저희 부모님께선 한국 영화를 미국 영화보다 더 좋아한다. 반변 제 친구들은 할리우드 영화를 더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과 미국 영화는 유머도 다르고 연기도 다르다. 뭐랄까 한국이 좀 더 미묘한 분위기다. 미국 영화가 감정을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말로 확실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영화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에서는 지난 5월부터 OTT 등 할리우드 제작자 연맹을 상대로 대규모 파업을 진행 중이다. 배우조합 조항상 파업 중에는 소속 배우들이 해외 페스티벌 행사 참석 시 활동 및 작품 관련 언급에 대한 제약이 있다. 이에 따라 존 조와 스티븐 연은 이날 기자회견을 포함한 모든 행사에서 자신들이 출연한 모든 미국 작품(드라마 포함)에 대해 거론하거나 질문에는 답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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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작가나 배우들의 안전망이 없다. 그런 점에서 제가 이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체가 특권이라고도 생각한다”며 “비즈니스 변화의 환경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데 안전망이 없다는 점에서 지금의 파업이 적절하다 생각한다. 장인들의 미래를 보장하고 안전망을 확보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서치’의 배우 존 조는 “할리우드 내 AI 이슈와 관련해서 말씀드리겠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산업은 자동화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엔터 산업에서도 그렇다”며 “인간이 기계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AI에 의해 사람이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조는 “예술은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저는 영화에서 휴먼 드라마, 사람이 쓴 작품, 우리 인간의 경험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걸 보고 싶다”며 “그런데 예술이라는 이 분야만큼은 정말 기계로 인해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표현이나 경험을 빼앗겨선 안된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조합에서 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직업을 인간이 할 수 있는 그런 전문적인 분야로 만들고자 하는 취지”라며 “그러기 위해선 그만큼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일하고 훌륭히 더 좋은 예술작품을 내놓을 수 있길 바라고, 이를 위해선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과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