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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2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 시브 스포츠 콤플렉스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U-22 챔피언십 4강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초대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르겠다는 꿈을 접어야 했다. 한국은 요르단 대 사우디아라비아의 4강전에서 패한 팀과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하필 6개월 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한국에게 패배의 쓴맛을 안겼던 이라크에게 다시 당했다는 점에 더욱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별리그를 2승1무로 통과한 뒤 8강전에서 시리아를 2-1로 꺾고 4강에 오른 한국은 이번 대회 4전 전승 행진을 이어가는 이라크를 상대로 결코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이날 한국은 조별리그와 8강전에서 활용했던 4-2-3-1 포메이션 대신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아무래도 공격형미드필더 김경중(SM캉)과 중앙미드필더 남승우(제프 이치하라)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탓이 컸다.
189cm의 김현과 184cm의 황의조(이상 성남)가 투톱으로 나섰고 발빠르고 돌파력이 좋은 윤일록(서울)과 백성동(주빌로 이와타)가 좌우 날개를 맡았다.
김영욱(전남)과 권경원(전북)이 중앙 미드필더로 중원을 책임졌고 이재명(전북), 황도연(제주), 임창우(울산), 최성근(사간 도스)이 포백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노동건(수원)이 지켰다.
이광종 감독은 이라크와 질긴 악연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7월 터키에서 열린 201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이라크와 연장전 끝에 아쉽게 승부차기로 패한 적이 있다. 이 감독으로선 6개월 전에 당했던 패배를 복수할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이라크는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전반 45분 동안 이라크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다. 초반에는 이라크의 역습에 다소 고전했지만 중반 이후 한국의 스피드와 압박이 살아나면서 주도권을 되찾아왔다. 전반 막판에는 세트피스로 이라크의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후반전에도 한국은 이라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때때로 이라크의 반격이 매섭게 전개됐지만 경기를 이끈 쪽은 한국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이라크 골문 앞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은 후반 28분 이라크에게 뼈아픈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 페널티지역 안에서 혼전 상황이 펼쳐진 가운데 측면수비수 이재명이 공을 놓친 사이 상대 공격수 알샤바니가 오른발로 골을 성공시켰다.
골을 먼저 넣고 리드를 잡은 이라크는 특유의 ‘침대축구’를 펼치기 시작했다. 조금만 접촉이 있어도 잔디를 침대 삼아 드러누워 시간을 끌었다. 이라크기 비매너 플레이로 시간을 지체할 수록 한국 선수들은 더욱 조급해져갔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해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아예 대놓고 골문을 지킨 이라크의 수비는 너무나도 단단했다. 결국 한국은 끝내 골을 넣지 못한 채 쓸쓸히 고개를 떨궈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