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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열악한 운동장 사정 탓에 우리가 원하는 패싱게임을 하지 못했다. 그 점이 가장 아쉽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사령탑 조광래 감독이 이란대표팀(감독 압신 고트비)과의 홈 맞대결에서 아쉽게 패한 것과 관련해 원인으로 열악한 그라운드 상태를 첫 손에 꼽았다.
조 감독은 7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운동장 사정이 축구를 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수준이었다"며 "이 때문에 중앙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살아나지 못했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공세를 폈지만, 전반35분 이란 미드필더 마수드 쇼자에이에게 내준 선제골을 끝까지 만회하지 못해 0-1로 분패했다.
조광래 감독은 상대팀 이란의 플레이스타일에 대해 "상당히 강한 프레싱을 구사했고 힘도 뛰어났지만, 세밀한 축구는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 "운동장 사정이 좋았다면 상대가 우리 선수들을 마킹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의 거친 플레이가 살아난 것 또한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청용(볼튼원더러스)을 측면공격의 중심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이청용 쉬프트'를 시도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반에는 (공격이) 잘 됐고, 오른쪽에서 세밀한 공격형태도 많이 나왔다"고 설명하면서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보여준 패턴과 지난 번 나이지리아전에서 보여준 패턴을 바탕으로 향후 A매치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반 들어 '산소탱크'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을 중앙미드필더로 활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김두현, 김정우 등 후반에 교체 출장한 중원 자원들이 부진했기 때문"이라 언급한 뒤 "공격적인 선수를 중원에 포진시켜 골 기회를 늘리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는 부연을 곁들였다.
"아시안컵과 2014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홍정호(제주), 김영권(FC도쿄) 등 젊은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언급한 조광래 감독은 "젊은 수비수들이 계속 나와줘야 대표팀이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젊은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압신 고트비 이란대표팀 감독이 한국축구에 대해 "골 결정력 있는 스트라이커를 발굴하라"는 충고를 던진 것에 대해서는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 "우리 공격수들이 더욱 노력하고 연구하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날 이란에 석패한 한국은 오는 10월12일 열리는 일본과의 정기전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