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대표팀 완성도, 더욱 높일 것"

송지훈 기자I 2010.08.11 23:00:36
▲ 조광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사진=권욱 수습기자)


[수원월드컵경기장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조광래 신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나이지리아와의 A매치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는 한편, '경기력 업그레이드'에 대한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조 감독은 11일 오후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데뷔전에서 승리해 기쁘고, 열심히 뛰어준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시간이 다소 짧았던 탓에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앞으로 차근차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은 전반16분 미드필더 윤빛가람(경남)이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전반44분에 최효진(서울)이 추가골을 성공시켜 피터 오뎀윙기(전반26분)가 한 골을 만회한 나이지리아를 2-1로 꺾었다.

조 감독은 이날 경기에 대해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잘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면서 "앞으로 훈련시간이 늘어나면 점점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주영과 박지성, 조영철 등이 전반30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선발 출장한 공격3인방을 칭찬한 조 감독은 "앞으로도 비슷한 장면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마무리 능력을 더욱 높이는 데에도 힘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성공시키며 맹활약한 '애제자' 윤빛가람(경남)에 대해서는 "학연, 지연 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아 발탁여부를 고민했지만, 양심을 속이지 않는다는 신념 하에 뽑았다"고 설명한 뒤 "자신감을 갖고 발탁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며 합격점을 내렸다.

추가골의 주인공 최효진에 대해서도 "대표팀 경력이 다소 부족하지만, 꾸준히 경기 감각을 쌓는다면 측면에서 상대에게 위협이 될 만한 선수"라고 호평했다. 아래는 조광래 감독의 일문일답.

-나이지리아전에서 승리한 소감은
▲데뷔전에서 승리해 기쁘고, 열심히 뛰어준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주장 박지성 선수를 비롯해 박주영 선수등 해외파 멤버들이 대표팀에 합류해 경기에 나선 것 또한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운재 선수가 은퇴식을 가졌는데, 감독 데뷔전 승리의 영광을 이운재 선수에게 돌리고 싶다. 앞날에 행운을 빈다.

-젊은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쳤는데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경기를 잘했다. 하지만 다만 아쉬운 것은, 전술적으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게임을 진행한 선수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훈련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만큼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가장 신경쓴 부분은. 그리고 경기 결과에 대한 평가는
▲이전 대표팀의 경우 오늘과는 다른 형태로 경기를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은 수비진에 스리백을 기용했는데, 큰 무리 없이 잘 해준 것 같다. 보완점도 발견했으니 그 부분은 고칠 것이다. 공격라인의 경우 박주영 선수와 박지성 선수, 조영철 선수가 전반30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그런 장면을 많이 연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마무리 능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훈련시간이 부족했는데
▲나 또한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래서 영상물와 메모를 통해 선수들에게 내 뜻을 전달한 것이다. 하지만 대표선수들답게 이해력이 참 빨랐고, 감독이 요구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깨달은 것 같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와 더 빠른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전반에 이정수, 후반에는 조용형을 중앙수비수로 기용했다. 서로 나눠 투입한 이유는
▲두 선수 모두 뛰어나고 좋은 선수다. 하지만 조용형 선수가 팀 이적 관계로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컨디션이 다소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후반에 교체투입한 것이다.

-A매치 데뷔전에서 윤빛가람이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감독으로서 평가한다면
▲윤빛가람 선수의 발탁 여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학연, 지연 등의 이야기가 나왔던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양심을 속이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고 발탁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윤빛가람을 전반에 기용한 이유는 김정우 선수가 군사훈련 중이기 때문이다.

-이영표 선수와 최효진 선수가 윙백 역할을 맡았는데
▲두 선수 모두 잘해줬다. 하지만 마무리 패스가 다소 미흡했던 것 같다. 사이드 공격수의 변화와 접어들어가는 플레이를 강조했는데, 연습이 부족해 충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 이영표 선수는 컨디션, 기술, 경기 운영 능력, 축구에 대한 이해, 수비밸런스 조절 등에 대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최효진 선수는 대표팀 경력이 다소 부족하지만 지속적으로 경험을 쌓게 한다면 사이드에서는 상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다.

-공격자원들의 활약은 어땠나
▲세 명의 공격수가 접어들어가며 움직임의 변화를 주기로 되어 있었는데, 선수들이 이런 방식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 당사자들이 새 움직임에 충분히 적응하려는 의지를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

-생각의 속도를 강조했는데, 선수들의 생각하는 플레이는 어떻게 평가하나
▲30% 정도는 생각하고 나선 것 같다. 터치 수를 줄이라는 주문을 했고, 몸보다는 패스가 빠르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공격수 이근호를 출장시키지 않았다
▲이근호 선수를 좋아한다. 득점에 대한 감각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오늘은 이근호 선수를 투입할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조영철 선수의 경우 기량을 확인해보기 위해 기용했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염기훈 선수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선배들이 양보를 했기에 윤빛가람 선수나 조영철 선수, 김영권 선수들이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기존 선수들이 긴장해야하나
▲앞으로도 새로운 선수들이 더 들어올 수 있다. 경기를 통해 엄정하게 평가하겠다. 기존 선수들은 열심히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긴장감보다는 좀 더 빠른 축구를 소화하기 위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A매치에서 해외파 멤버들을 어떻게 기용할 생각인가
▲남은 A매치에서 해외파를 모두 불러들일 생각이다.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대표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 A매치를 치르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을 것이다.

-경기 중에 중앙스토퍼를 끌어올려 수비형미드필더처럼 활용해보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호흡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중앙수비수의 전진플레이를 주문하지 않았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스리백을 끌고나가는 부분에 대해서만 주문했다. 앞으로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중앙스토퍼를 수비형미드필더처럼 활용하며 미드필드지역을 장악하는데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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