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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뒤 안우진은 “물집이 있고 팔이 좀 결려서 그 부분 때문에 7회에 못 올라갔다”면서 “던질 수 있다고 계속 말씀드렸는데 안 된다고 하셨고, (선두타자였던) 박병호 선배만이라도 상대하고 싶다고도 했는데 다음 경기를 위해 바꿔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홍원기 키움 감독은 “부상이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고, 7회도 올라가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면서도 “결과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나머지 경기가 있기 때문에 걱정됐다. 시즌 마지막 경기라고 하면 밀고 나갔을 것”이라고 했다.
이 결정은 자칫 자충수가 될 뻔했다. 불펜이 가동된 직후 김태훈과 최원태가 3점을 헌납한 뒤, 8회 양현까지 내리 실점하면서 동점까지 허용했기 때문이다. 더그아웃에서 이를 지켜보는 안우진이 아쉬워하며 돌아서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안우진은 “내 개인적인 승리라 아니라 팀이 이겼으면 하는 경기였다. 기도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안타가 돼서 너무 아쉬웠다”면서 “내 승리가 날아간 건 전혀 아쉽지 않다. 뒤로 빠져서 숨 한 번 쉬고 왔다”고 웃었다.
이후 송성문의 결승타를 비롯해 김준완의 희생플라이, 임지열의 투런포까지 묶어 4득점 빅이닝이 나오면서 KT를 8-4로 제압했다. 키움은 5전 3선승제로 펼쳐진 역대 준PO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69.2%를 잡게 됐다.
가을을 내다보는 안우진은 보다 신중해졌다. 그는 “홈런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박병호 알포드 황재균 등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을 경계하면서 던졌기에 평소보다 볼이 많았던 겉 같다”면서 “카운트를 잡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에 밀어 넣는 공을 던지지 않았다. 직구와 슬라이더 대부분 강하게 던졌고, 우타자가 많이 나오는데 두 구종 만으로는 힘들 것 같아 커브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향후 시리즈 방향에 따라 안우진은 KT를 한 번 더 상대할 수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안우진은 “아직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면서 “손가락은 다음 등판에 전혀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