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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완은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T위즈와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은퇴식을 갖고 화려했던 선수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다.
나지완은 경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은퇴라는 단어를 내밀기 상당히 힘들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게 기회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 특히 가족들이 눈치를 보며 아파하는 모습이 상처가 됐고 그것을 빨리 지워주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어 “KIA는 내 이름을 세상에 각인시켜준 고마운 팀이고 KIA에서 처음과 끝을 함께 한다는 것이 큰 영광이다”며 “KIA로부터 받은 은혜를 반드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지완은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아 KIA에 입단했다. 2008년 KIA 구단 최초로 신인 개막전 4번 타자로 기용될 정도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특히 나지완은 2009년과 2017년 KIA의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SK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투수 채병용으로부터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순간은 지금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명장면으로 꼽힌다..
나지완은 통산 1472경기에 출전, 1265안타, 221홈런, 862타점, 66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57을 기록했다. 특히 그가 기록한 221홈런은 김성한 전 KIA 감독(207개)을 넘어 타이거즈 출신 타자 역대 최다 홈런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다음은 나지완과 일문일답.
-은퇴를 결심한 배경은 무엇인가. 언제 결정을 내렸나
△전반기 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결심했고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다. 경쟁력이 떨어졌고, 기회가 더는 오지 않을 걸로 봤다. 내가 빠른 결정을 해주는 게 구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텐데
△준비하는 기간이 너무 힘들었다. 은퇴라는 단어를 내밀기 상당히 힘들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게 기회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특히 가족들이 눈치를 보며 아파하는 모습이 상처가 됐고 그것을 빨리 지워주고 싶었다
-은퇴 결정에서 가장 걸렸던 부분은 무엇인가
△4월 개막 후 2군에 내려갔을 때 너무 힘들었다. 와이프가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어느 날은 몇 시간 동안 펑펑 울면서 그만하자고 했다. 아들도 아빠를 알아보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딱 한 번만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그 마지노선이 전반기였는데 후회 없이 준비했고 결국 은퇴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어제 잠은 잘 잤나
△너무 잘 잤다. 너무 홀가분하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는 게 이런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7월 은퇴 의사 밝히고 나서 3개월 동안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있지 않을 것 같아 최대한 즐겁게 보내려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이 있다면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작년이다. 주장을 맡으면서 고참으로 좋은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부상을 당했다. 5개월을 쉬다 보니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너무 아쉬웠다. 가장 기억나는 시즌은 데뷔 시즌이다. 개막전 4번타자로 나선 것은 가문의 영광이자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은퇴식이 결정되고 나서 누구에게 가장 먼저 연락드렸나
△조범현 감독님에게 가장 먼저 연락드렸다. 통화하면서 고생했다고 얘기해주셨다. 지금 외국에 있는데 한국 오면 맛있는 식사자리를 갖기로 했다
-은퇴 후 진로는 어떻게 결정했나
△은퇴하더라도 KIA타이거즈를 완전히 떠나는 게 아니다. 무슨 일을 할지는 모르지만 첫 번째는 무조건 KIA타이거즈다. 여러 고민을 하고 있지만 은퇴식을 치르고 나서 구단과 잘 상의하겠다. 현장 지도자를 할지, 다른 일을 할지는 50대50이다. 다만 지도자는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혹시 해설을 하더라도 언젠가는 KIA타이거즈로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은퇴하게 됐다
△오늘도 KIA타이거즈 색깔인 빨간색으로 머리를 물들였다. KIA는 내 이름을 세상에 각인시켜준 고마운 팀이다. KIA에서 처음과 끝을 함께 한다는 것이 큰 영광이다. KIA로부터 받은 은혜를 반드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타이거즈 구단 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이 있다면
△첫 홈런이 가장 생각난다. 부산 사직구장에서였는데 내 친구인 조정훈의 볼을 쳤다. 그다음에는 타이거즈 홈런 역사에 올랐던 수원구장에서 홈런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오늘 은퇴식에서 눈물 안 흘릴 자신있나
△난 은퇴식에서 눈물을 절대 안 흘릴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구장에 오면서 내 얼굴이 그리진 현수막을 보자 울컥하긴 했다. 좋은 행사라 눈물을 안보이려고 했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오늘 나지완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많은 팬이 구장을 찾았다.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지완이라는 선수를 너무 사랑해줘 감사하다. 팬들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동안 받았던 과분한 사랑을 다시 갚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지완이라는 선수는 정말 행복하게 야구를 한 것 같다. 과분한 사랑 받고 이제는 떠나도록 하겠다. 잊지 못할 순간을 많이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기아 선수로서 팬들의 사랑을 잊지 말아야한다. 반대로 보면 나처럼 애증의 선수가 되다 보면 질타와 역경도 많을 것이다. 우리 팀 선수 가운데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가 많다. 지금은 내가 구단 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내 기록을 깨줄 선수 어서 나왔으면 좋겠고 12번째 우승을 이뤄졌으면 좋겠다
-오늘 경기에 나설 수 있나
△나름 준비했는데 아직 50대 50이다. 처음에는 나가지 않을 것 같고 중간에 나갈지 모르겠다
-본인이 ‘포스트 나지완’을 한 명 찍는다면 누가 될까
△황대인이 됐으면 좋겠다. 요즘 많은 질타를 받고 있어 점점 나와 비슷한 이미지가 되는 것 같더라. 황대인이 좋은 역할을 해서 선후배 관계 잘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시즌 가을야구에서 KIA를 전망한다면
△1등을 했다면 무조건 우승이라고 할 텐데 와일드카드 뛰어본 선수입장에서 솔직히 플레이오프까지만 가면 대견할 것 같다. 플레이오프까지 꼭 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다 보면 KIA의 가을야구 저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지완하면 항상 따라다니는 선수(전 SK 투수 채병용)가 있는데 따로 연락했나
△많은 분이 오늘 채병용 형님이 와서 시구를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웃음). 2군에 내려갔을때 병용이형을 본 적이 있다. 학교 선배이자 친한 형인데 형 덕분에 스타가 될 수 있었다. 나중에 식사라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