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9개월간 프리드먼의 행보는 파격 그 자체였다. 단 두 번의 거래가 그의 비범함을 대변해준다. 프리드먼이 없었다면 상상하지 못했을 일들이 일어나 다저스는 불과 1년도 안 돼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 프리드먼, 9개월의 눈부신 성과
부임하고 곧바로 기존 프런트진을 새 얼굴로 싹 교체한 걸 시작으로 불과 2개월만인 2014년 12월의 윈터미팅 말미에는 24시간 동안 6건의 번개 같은 거래를 성사시키며 17명을 움직였다.
이때 내쳐진 주요 선수가 ‘맷 켐프(31·샌디에고 파드레스), 디 고든(27·마이애미 말린스), 대니 해런(35·말린스)’ 등이다.
2015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기해서도 무려 13명의 선수가 연루된 초대형 삼각 트레이드를 터뜨려 세간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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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실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다. 구단주 그룹의 뜻을 전달하는 스탠 카스텐(63·다저스) 회장이 앞으로 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 큰 틀에 맞춰 본인의 재량껏 일을 진행하면 된다.
이를테면 가장 중요한 것이 팀내 유망주들을 잘 지켜 적절한 세대교체를 통한 영원한 왕조를 구축하겠다는 구단의 방침이 확고하다.
거래란 상대적인데 ‘A급’ 유망주 출혈 없이 쓸 만한 전력을 구축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그 일을 프리드먼 사단이 지난 2차례의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통해 훌륭히 완수했다는 점에서 성패 여부를 떠나 칭찬받아 마땅하다.
우리 팀이 안 되면 다른 팀을 이용하자는 묘안이다. 다른 팀 유망주를 끌어내고 그 유망주들로 필요한 전력을 맞바꾸는 식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창의성과 특유의 친화력·협상력이 어우러져 깜짝 놀랄 거래들을 만들어냈다.
◇ 2014년의 다저스는 이미 없다
그 결과 늙고 비싸 뭔가 답답했던 다저스가 프리드먼 등장 이후 9개월 만에 획기적으로 탈바꿈했다.
9개월 전 ‘포수 A.J. 엘리스, 1루수 애드리언 곤살레스, 2루수 고든, 3루수 후안 유리베, 유격수 안리 라미레스(미국식 핸리 라미레스), 좌익수 칼 크로포드, 중견수 야시엘 푸이그, 우익수 켐프’였던 다저스 주전 라인업이 2015년 7월을 마감하는 현 시점에서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 1루수 곤살레스, 2루수 하위 켄드릭, 3루수 저스틴 터너, 유격수 지미 롤린스, 좌익수 안드레 이디어, 중견수 작 피더슨, 우익수 푸이그’로 재편됐다.
사실상 곤살레스와 푸이그 둘만 남고 자기 입맛대로 싹 바꾼 것이다.
선발투수진은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해런-조시 베켓’에서 ‘커쇼-그레인키-레이토스-브렛 앤더슨-우드’로 바뀌어 있다.
또 ‘켄리 잰슨, 브라이언 윌슨, 크리스 페레스, J.P. 하월, 브랜든 리그, 제이미 라이트, 카를로스 프리아스, 크리스 위드로, 파코, 폴 마홀름’ 등이 중심이었던 불펜진은 ‘잰슨, 페드로 바에스, 존슨, 아빌란, 하월, 이미 가르시아, 후안 니카시오, 호엘 페랄타, 애덤 리버러토어, 마이크 볼싱어(대체선발)’ 등으로 확 갈아엎어졌다.
나아가 ‘터너, 스캇 밴 슬라이크, 다윈 바니, 드루 부테라, 미겔 로하스’ 등으로 구성됐던 벤치멤버들조차 ‘키케 에르난데스, 알렉스 게레로, 오스틴 반스, 알베르토 카야스포’로 바꿨다.
칼을 안 댄 곳이 없다. 물론 류현진(28·다저스)처럼 부상변수에 발목 잡힌 경우도 있지만 5~6명(곤살레스, 푸이그, 커쇼, 그레인키, 잰슨 등)의 주축선수들을 제외하고 프리드먼 사단이 9개월 만에 로스터의 7~80% 가까이를 대폭 교체했다는 뜻이다.
부임 후 1년도 안 돼 팀 컬러를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2014년의 다저스는 이미 지워졌다. 프리드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고요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추진하는 일의 방식으로 큰 표가 나지 않을 뿐 프리드먼의 천재성과 추진력은 한껏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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