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하정우: 종횡무진의 시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강민정 기자I 2014.07.16 14:35:23
“‘군도’, 성장의 시간을 확인했다.”(사진=김정욱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불안과 공포는 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바꾸면 그만이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했다.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지금의 하정우를 있게 한 근거다.

배우 하정우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 이하 ‘군도’)로 돌아왔다. 2005년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를 시작으로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에 이어 ‘군도’까지. 윤종빈 감독과의 네번째 만남이다.

“10년전 낙마 사고로 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하정우는 새 시나리오를 검토할 때마다 “기마 장면의 기미라도 보인다 싶으면 가차없이 책을 덮었”다. ‘군도’는 ‘웨스틴활극’이라 불릴 만큼 광활한 대지를 흙먼지 날리며 달리는 말과의 호흡이 중요한 영화였다. 하정우는 “8개월에 걸친 심리치료로 극복”해가며 ‘군도’를 선택했고 다시 윤종빈 감독의 손을 잡았다. “친분만으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영화”이기 때문에 ‘군도’는 어쩌면 하정우의 지금까지 작품 중 배우로서 가장 진실된 내면을 마주한 작업이었다.

‘군도’ 하정우 포스터.
하정우는 ‘군도’에서 민초의 상징적인 우두머리, 도치를 연기했다.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른 여동생(한예리 분)과 내 몸처럼 아끼는 어머니(김해숙 분)를 둔 쇠백정(하정우 분)은 사심 깊은 탐욕에 눈이 먼 기득권의 손아귀에 놀아난 현실에 반기를 들었다. 군도의 중심에서 도치(하정우 분)는 ‘민란의 시대’를 열었고 확장해나갔다.

하정우가 도치를 소화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요즘 같은 불통의 시대에 ‘군도’가 안겨줄 대리만족의 통쾌함은 행간의 덤이다. ‘군도’는 사실 “철저한 오락영화”다. 슬쩍 새어 나오는 실소에 ‘빵빵’ 터지는 웃음을 추구했다. “본디 말로 웃기고 슬랩스틱으로 웃기는 등 사람따라 다른 맞춤형 개그에 능한” 하정우지만 ‘군도’의 웃음 포인트를 따라가는 과정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균형을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머리를 밀고 그 위에 특수분장으로 화상 자국을 입힌 도치의 비주얼이 워낙 셌기 때문”에 연기적으로는 “오버하지 말자”는 생각이 컸다. 액션은 화끈함을 지향하되 사투리나 욕, 감정 표현 등에 있어서는 “저염식 유기농 스타일”을 선호했다. ‘더 테러 라이브’가 원맨쇼, ‘범죄와의 전쟁’이 압도감, ‘베를린’이 카리스마의 하정우를 발견해줬면 ‘군도’는 밋밋함의 미학을 끄집어낸, 하정우를 위한 걸작이다.

‘군도’ 속 하정우의 모습.
최근 몇몇 시사회에서 공개된 ‘군도’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함께 열연한 강동원, 이경영,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등 배우들의 시너지 안에 ‘역시 하정우’라는 엄지손가락이 서있다. 균형미를 생각하며 촬영에 임한 하정우의 노력이 또 한번 인정을 받은 셈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타고난 기질과 재능이 있지만” 하정우는 스스로를 “전형적인 노력파”라고 말한다. ‘군도’에서도 하정우표 ‘웰메이드 흥행파워’를 기대하는 이유는 그 노력을 잘 알기 때문이고,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믿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정우는 그 노력을 적당히 즐기고, 적당히 괴로워할 줄 아는 마인드가 단련돼 있다.

‘군도’ 촬영을 앞두고도 그 마음가짐을 단단히 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얼굴에 본드 칠을 해야하고 두피는 매일 면도해야 할 것이며, 한 신 촬영을 위해 할애해야 하는 조명 설치 작업도 엄청날 것이며, 말도 잘 타야 할 것이고, 액션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상한 하정우는 “한달 동안 무작정 걸으면서 정신을 무장”했다. 평소에도 “주5일, 하루 12시간 촬영 원칙을 지키고”, “밥 거르지 않고”, “족욕은 피로 회복을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삼는, 워낙 자기 관리에 철저한 그다. “삶의 축소판이 된 연기 노트”가 습관처럼 따라다닌 이상 아무리 큰 장애와 난관에 부딪힌들, 극복하지 못할 작업은 없었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에서 최하층 백정 출신의 돌무치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하정우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기자)
‘군도’는 하정우에게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롤러코스터’에 이어 ‘허삼관매혈기’로 연출까지 나서고 있는 ‘감독 겸직’의 포지셔닝 덕이다. 배우만 했을 때는 몰랐던, 감독의 마음을, 감독이 돼 보니 알겠다는 것. ‘허삼관매혈기’에서는 주연배우까지 본인이 소화하고 있어서 감독이 배우에게 원하는 디렉션이 무엇인지 “이젠 척하면 척 알게”됐다. 때문에 2014년의 하정우는 “윤종빈 감독이 만난 네번의 하정우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배우”였고, 2014년의 윤종빈 감독 역시 하정우에게 “좋은 감독으로 성장했”고, “또 다른 작품에서 또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적절한 매너”와 “돌려 표현하지 않는 진정성”의 힘을 알며 “진실이 무기”라고 믿는 하정우는 “타고난 매력을 가진” 배우다. 하정우를 모델로 삼는 후배들을 향해 “정말 떡잎이 대단한 친구들”이라 대놓고 기분 좋아하는 그다. 올해도 그는 ‘하정우: 종횡무진의 시대’를 그렇게 이어간다.
“타고난 매력을 가진 사람. 사실 진짜 무기는 진실이다.”(사진=김정욱기자)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