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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은 슈틸리케호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축구 굴기’를 내세운 중국 축구의 무서운 기세는 물론 최대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중국 팬들의 ‘인해전술’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확실히 믿는 구석이 있다. 중국 축구를 가장 잘 아는 ‘중국파’의 존재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장쑤 쑤닝)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기희(상하이 선화) 등 수비 라인의 주축 선수들과 중앙 미드필더인 정우영(충칭 리판) 등 5명이나 중국 슈퍼리그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축구의 스타일은 물론 중국 대표팀 주축 선수들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 자신감도 넘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중국파’를 활용해 만리장성을 넘은 바 있다.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안컵 1차전 중국전에서 중앙수비수 두 명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영권과 김주영(상하이 상강), 장현수 등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투입해 효과를 봤다. 이들은 대륙의 한가운데서 남다른 클래스를 뽐내며 중국의 콧대를 보기좋게 꺾었다.
우리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중국전에서도 중국파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수비라인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5명의 중국파 선수들 가운데 측면 수비수 기용이 유력한 장현수를 포함해 4명이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손흥민(토트넘),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유럽파들이 공격을 책임진다면 중국파는 수비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대표팀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이 점이다. 중국축구대표팀 가오홍보 감독은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 전력은 노출됐지만 한국 전력은 감춰져 있다”고 밝혔다. 우리 대표팀의 중국파 선수들을 의식한 발언이다.
현재 중국대표팀 25명 가운데 광저우 헝다, 광저우 푸리, 장쑤 쑤닝 소속 선수가 무려 12명이나 된다. 김영권, 장현수, 홍정호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가오홍보 감독은 “한국 수비수들이 중국에서 뛰고 있어 중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 광저우일보는 “이장수, 홍명보, 박태하, 장외룡, 최용수 등 현재 중국 프로팀을 맡고 있는 한국 지도자 5명도 중국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라며 이번 한중전을 ‘중국프로축구 더비’라고까지 표현했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중국 슈퍼리그는 엄청난 돈을 들여 명감독과 스타플레이어들을 영입하고 있다. 좋은 감독과 선수들이 몰리면서 당연히 중국 선수들의 실력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홍정호도 최근 FIFA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경기를 뛰어보니 중국 선수들의 실력이 기대 이상으로 발전해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상대에 대해 잘 안다는 것은 그만큼 유리한 부분이다. 우리가 이번 중국전에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만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