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스는 9일 넬슨과 계약 했다고 공식 발표 했다.
넬슨은 204cm의 큰 신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km 이상의 빠른 공이 주무기인 투수. 비록 미국 무대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일본 프로야구에 입단한 뒤 주니치에서 꽃을 피운 선수다.
2010시즌 가능성을 인정받은 뒤 2011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섰을 정도다. 주니치에서 외국인 선수가 개막전 선발로 나선 것은 1986년 곽원치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초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으나 주니치에서 이 부분을 교정하며 급성장했다. 2011시즌엔 10승(14패)을 거두며 팀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타선 지원이 부족해 기량만큼의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그가 큰 공헌을 세운 것에 대해선 누구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상 탓에 2012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됐다. 이후 한신과 한국 프로야구의 두산 등이 그에게 관심을 가졌지만 부상 후유증 탓에 직구 구속이 현저하게 떨어져 입단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현재 부상은 완쾌된 것으로 보인다. 원더스에서도 그에 대한 테스트를 했는데 4일 간의 길고 긴 입국 과정을 겪었음에도 147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듣던대로 제구가 수준급이다. 일단 투구 폼이 이상적이라 참 보기가 좋다”는 것이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의 평가다.
주목할 것은 원더스와 넬슨의 계약 조건이다. 양측은 구체적인 조건을 밝히지 않았지만 보통의 원더스 선수들 수준을 크게 넘지는 않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봉 4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프로야구 연봉으로 치면 4000만원이다. 12개월을 모두 지급하는 원더스 방식으로 한다 해도 4800만원 정도다. 한국 프로야구 1군 최저 연봉인 5000만원(5000만원 미만 선수도 1군 엔트리에 포함되면 그 기간동안은 최저 5000만원 연봉으로 산정해 지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넬슨이 주니치에서 받은 마지막 연봉은 인센티브 포함, 약 1억엔(한화 약 10억원)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돈을 받은 것은 아니다. 테스트를 거쳐 입단한 만큼 팀이 제시하는 최저 수준 연봉만 받고 시작했다. 일본에서 야구가 늘고, 그 만큼의 역할을 한 뒤에야 많은 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넬슨의 월봉 400만원 계약은 그래서 더 주목을 받는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 적지 않은 수가 100만 달러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인 최고 연봉은 계약금 포함 80만달러를 받은 한화 엘버스다. 한 달에 8000만원 이상을 받는 셈이다. 여기에 그를 영입하기 위한 트레이드 머니까지 더하면 그 숫자는 두배를 훌쩍 넘는다.
FA 선수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높아진 현실이지만 성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선수 몸값 역시 한계를 모르고 높아지고 있다.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많지만 누구도 제대로 된 길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넬슨의 계약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그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그저 공만 빠르던 그가 주니치에서의 교육을 통해 특급 선수로 성장했었던 만큼 고양 원더스를 거치며 다시 제 기량을 찾기만 한다면 충분히 한국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투수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때문에 구단과 선수들의 깨인 사고가 절실하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을 풀어,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키우는 것이 가장 현실적 방법이다. 출장 경기 수나 교육 환경이 부족하다면 나아가 고양 원더스에 위탁 교육을 맡기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좋은 선수에게 그 만큼의 보상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외국인선수 계약은 대부분 복권을 긁는 것과 비슷하다. 미국에서의 기록이 반드시 한국에서 통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10구단 체제가 되며 선수층이 얇아진 것이 최근 핸드볼 야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어떻게든 수준을 유지하거나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질의 검증된 외국인 선수는 그래서 더 필요하다. 외국인 선발이 나온 날까지 핸드볼 스코어가 나온다는 것. 그것이 한국 야구의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